“KBS PD 책소개 프로 유럽촬영때 가족과 공짜관광"

  • 입력 2003년 8월 26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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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교수
박홍규 교수
KBS1 TV의 책 소개 프로그램인 ‘TV, 책을 말하다’(목 오후 10시)의 모 PD가 유럽 현지촬영에 가족을 동반해 취재보다는 관광을 더 즐겼다며 동행한 대학교수가 이를 고발하는 글을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TV, 책을 말하다’ 제작진은 21일 방영된 ‘베토벤을 보는 또 다른 시선:박홍규의 베토벤 평전’편 제작을 위해 7월 10일부터 1주일간 영남대 박홍규 교수(법학)와 함께 오스트리아 빈과 독일 본에서 현지 촬영을 했다.

이 촬영에 동행한 박 교수는 21일자 부산일보에 기고한 ‘부일시론-혈세 낭비 부끄러운 고백’ 칼럼을 통해 “공적인 돈을 사적인 곳에 쓰는 여행에 동참해 국민의 혈세를 같이 낭비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국민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PD는 방송국 돈으로 가족(부인과 아들) 여행을 시켜주는 것을 노골적으로 자랑했으며, 촬영과 무관한 가족관광 비용을 방송국 출장비로 정산하기 위해 영수증을 챙겼다”면서 “PD의 아들이 아파 병원과 약국을 찾아다니고, 부인이 쇼핑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촬영을 포기하는 등 프로그램 제작에는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KBS 감사실은 해당 PD를 상대로 사실 관계를 조사한 뒤 조만간 징계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길환영 책임프로듀서는 KBS홈페이지 게시판에 사과의 글을 올려 “공영방송 직원으로서 품위를 잃은 일이 있다면 사규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해당 PD에 대해서는 감사실 조사가 끝날 때까지 업무를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KBS는 내가 낸 시청료를 돌려 달라”는 등 네티즌들의 비판이 쇄도했다.

본보는 26일 해당 PD의 반론을 받으려 했으나 휴대전화를 받지 않아 접촉이 되지 않았다.

박 교수는 노무현 정부 출범 후 “지식인으로서 정권과 거리를 두겠다”며 자신이 창립멤버로 참여했던 대구사회연구소와 참여사회연구소를 탈퇴했다. 대구사회연구소는 윤덕홍 교육부총리, 권기홍 노동부장관, 이정우 대통령정책실장, 이종오 대통령직인수위 간사 등을 배출해 노무현 정부의 ‘싱크탱크’로 불린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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