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페미니즘-반전-독립-무성영화제 잇달아 열려

  • 입력 2003년 8월 21일 17시 42분


코멘트
국제평화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보스니아 출신 자스민 디즈다르 감독의 ‘아름다운 사람들’ 사진제공 국제평화영화제
국제평화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보스니아 출신 자스민 디즈다르 감독의 ‘아름다운 사람들’ 사진제공 국제평화영화제
여름 극장가를 점령하다시피 했던 할리우드 영화에서 한발짝 벗어나 영화 팬들이 영화의 깊이와 넓이를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영화제가 잇따라 열린다.

‘국제평화영화제’, ‘서울프린지 페스티벌 2003’, ‘페미니즘 비디오 액티비즘’, ‘서울필름페스티벌’ 등이 이 달 하순 연이어 개막하는 것. 이들 영화제는 페미니즘, 반전(反戰), 독립, 무성영화 등 각기 뚜렷한 주제를 앞세우고 있어 관객 취향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평소 극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자세한 내용은 각 인터넷 홈페이지 참고.

▽국제평화영화제(www.peace2003.net)=반전과 평화를 향한 외침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행사로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지하 1층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올해로 제작 40주년을 맞는 고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해병’을 비롯, 전쟁의 광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린 ‘지옥의 묵시록:리덕스’, 예술가의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전쟁 서사시 ‘피아니스트’, 보스니아 출신의 영국 감독 자스민 디즈다르가 만든 ‘아름다운 사람들’ 등의 극영화들이 선보인다. 이 밖에 전쟁이 할퀴고 간 팔레스타인 지역의 여성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이것은 사는 게 아니다’ 등 다큐멘터리 영화도 함께 상영된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03-암중모색(www.seoulfringe.net)=2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홍익대 앞 ‘떼아트르 추’. ‘아시아 독립영화에 대한 모색’이란 주제 아래 한국, 일본, 홍콩, 태국의 실험영화들이 상영된다. 독립영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독립영화의 최근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 개막작은 한국의 ‘안피스베나 V 2.0’(이정수 감독)이며 부자관계를 다룬 홍콩 영화 ‘수요일 크림 케익’과 태국 영화 ‘웨딩 스튜디오’ 등이 상영된다. 25일 오후 6시 ‘테아트르 추’에서 아시아 독립영화제 운영사례에 대한 무료 강연회도 열린다.

▽페미니즘 비디오 액티비즘(www.indievideo.org)=지난 30여 년간 페미니즘의 미학과 정치노선을 살펴볼 수 있는 행사. 1∼3세대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의 비디오 작품이 21∼26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지하 1층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소개된다. 1세대에 속하는 바바라 해머의 다큐멘터리들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보여주며, 2세대 시실리아 컨딧, 바날린 그린 등은 유쾌함과 쾌락의 코드로 여성성을 표현한다. 급진적 예술가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그녀들만의 것’을 만든 수잔 오프터링거를 비롯, 슈리아 칭, 잔느 프레이 등 다양한 영역을 오가며 활동하는 3세대 작가들의 비디오작품에서는 여성작가들의 활력을 느낄 수 있다.

▽세네프 2003-무성영화 특별전(www.senef.net)=27일까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건달과 섹스’(감독 미셀 레일락), ‘벤허’(J J 콘), ‘선라이즈’(프레데릭 무르나우), ‘영원한 마법’(벤자민 크리스텐센), ‘탐욕’(에리히 폰 스트로하임) 등 다섯 편의 무성영화가 상영된다. ‘선라이즈’는 ‘파우스트’ 등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거장인 무르나우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작이다. ‘탐욕’은 무성영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스트로하임이 만들었고, 훗날 유성영화로 제작됐던 ‘벤허’는 웅장함이 돋보인다. 이들 세 편은 재즈 피아니스트 박창수 씨의 연주와 함께 상영될 예정. 무성영화의 걸작을 피아노 선율과 함께 감상하는 독특한 체험이 될 듯.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