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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3월 23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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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멜로드라마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SBS 드라마 ‘올인’(극본 최완규·연출 유철용)의 주인공 김인하(이병헌)과 MBC ‘러브레터’(극본 오수연·연출 오경훈)의 은하(신애)가 불치병으로 죽는 비극적 결말이 예정됐으나 모두 죽지 않는 것으로 대본이 수정됐다. ‘올인’의 경우 이병헌이 12일 방영분부터 가슴을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면서 약을 먹는 장면이 나오자 네티즌들로부터 “혹시 이병헌이 죽는 것 아니냐. 꼭 살아서 송혜교와 맺어지게 해야한다”며 ‘인하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올인’의 기획을 맡은 SBS 구본근 책임프로듀서는 “이병헌이나 허준호, 유민 등 주요 연기자들은 감동이 있는 결말을 위해 ‘자신을 죽게 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며 “그러나 작가와 최종 상의한 결과 실제 모델인 차민수씨가 살아 있는데 드라마상에서 죽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4회 분량이 남은 ‘올인’은 이병헌과 송혜교가 맺어지는 것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러브레터’의 수애도 원래는 12회에서 안드레아(조현재)는 사제서품을 받아 신부가 되고, 은하는 불치의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시청자들로부터 “안그래도 흉흉한 시대에 굳이 비극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 밝고 따뜻한 멜로드라마를 보고 싶다”는 의견이 쏟아져 결말을 수정했다.
충남대 손병우 교수(신문방송학)는“외환위기 직후나 지금처럼 북핵 문제 등으로 불안한 시기에는 대중들이 비극적인 드라마를 수용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사전전작제가 정착이 안된 상황에서 예술성을 추구하는 드라마가 아니라면 대중의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 반드시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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