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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6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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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방송사들이 한나라당에 불리한 보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6일 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이 의정부사관 출신 김대업(金大業)씨를 앞세워 병역 문제를 쟁점화한다는 계획이 담긴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돼 아침 신문에 보도됐지만, 방송에는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방송은 5일 저녁뉴스에서 이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와 관련한 기사 3건을 4분 이상 방송했지만 ‘천 의원 내부문건’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게 한나라당의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7일 ‘편파방송’ 사례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후보의 한 특보는 “김대업씨가 사기 및 성폭행 등으로 구속된 경력이 있다는 사실을 사생활보호 차원에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겠다. 그러나 그런 김씨를 ‘병역비리에 혁혁한 성과를 세웠던 인물’로 묘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남북관계 보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남북한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5개 합의안이 공개됐지만 상당 부분이 올 4월 발표됐던 내용인데도, 큰 진전이 있는 것처럼 방송이 집중 보도됐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방송 보도를 본격적으로 문제삼고 나선 것은 최근 불거진 ‘이회창 불가론’ 문건 파문이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문건에는 “TV 시민단체 인터넷을 통해 이회창 불가론을 확대시켜야”라는 대목이 나와 정치권이 공방을 빚은 바 있다. 최근 방송의 ‘편파보도’는 이런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시각이다.
한나라당은 한편으로 8·8 재·보선도 의식한 듯하다. 서 대표는 “이른바 5대 의혹 등이 검증없이 보도되면서 재·보선을 앞둔 우리 당 지지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편파방송 문제제기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병역비리 및 은폐의혹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방송이 집중 보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