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마이클 J 폭스, 감동의 회고록 출간

  • 입력 2002년 4월 5일 18시 29분


파킨슨병에 걸려 12년째 투병하고 있는 미국의 영화배우 마이클 J 폭스(40·사진)가 2일 회고록을 출간했다. 회고록의 제목은 ‘행운의 사나이(Luck Man)’. 제목만 보면 영화 ‘백 투 더 퓨처’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그의 성공담이 페이지마다 빛날 것만 같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다. 회고록엔 성공의 절정에서 파킨슨병에 걸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삶의 참된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한 영화배우의 인생 역정이 감동적으로 담겨 있다고 USA투데이가 2일 커버 스토리로 소개했다.

캐나다에서 자란 폭스씨는 10대 후반 연기자의 꿈을 품고 로스앤젤레스로 넘어왔다.

80년대 초반까지 나이트클럽과 파티장을 전전했던 그는 85년 영화 ‘백투 더 퓨처’로 스타덤에 오른 후 인기 가도를 줄달음쳤으나 91년 파킨슨병에 걸렸음을 알았다.

폭스씨는 이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왜 하필 나란 말인가’라는 자탄과 자학의 날이 이어졌다. 밤이면 부엌에 숨어 술을 마셨고, 불을 끈 채 목욕탕의 욕조 안에 앉아 신(神)과 운명을 저주했다. 견딜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정신과 의사를 찾았다.

폭스씨는 USA투데이 기자에게 당시 상황을 회고하면서 “우리가 인생의 멍에를 언제나 짊어지고 다니도록 돼 있다면, 우리는 멍에에 굴복하거나 아니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나는 멍에를 거부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의도적으로 축소하려고 했던 삶의 의미가 실제로는 훨씬 크며 나에게 주어진 ‘선물’임을 알게 됐으며,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폭스씨는 98년 발병 사실을 발표한 뒤 출연 중이던 드림웍스사의 간판 TV 드라마 ‘스핀 시티’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지난 14개월 동안 구술하는 방식으로 회고록을 쓰면서 그는 글쓰기에 새로운 애착을 갖게됐다. 요즘엔 소설 집필 구상과 ‘스핀 시티’ 자문 외에 대부분의 시간을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재단 일에 쏟고 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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