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1 '환경스페셜' 미움받는 까치…공존 방법 없는가

  • 입력 2001년 9월 28일 10시 50분


동양에서 이 새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해서 길조(吉鳥)라 불리는 까치. 해충까지 잡아먹으며 유익한 새였던 까치가 최근 과일과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등 잡식성 동물로 변해버렸다.

KBS 1TV ‘환경스페셜’은 10월 3일 100회 특집으로 ‘공존실험-까치’를 방송한다. 환경부가 1996년부터 4년 동안 조사한 결과 까치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은 무려 118억 원. 농수산물에 피해를 주는 유해조수 1위에 올랐다.

‘환경스페셜’ 제작진은 까치가 왜 이렇게 변했으며 과연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를 실험했다. 올 3월부터 7개월 간 전북 남원과 전남 나주의 배 과수원에서 까치의 먹이습성을 이용한 ‘조건적 미각 기피 행동’을 유도했다. ‘조건적 미각 기피’란 야생동물들이 종의 습성에 따라 특정한 맛을 기피하게 만드는 방법.

제작진은 까치에게 닭 사료를 뿌려 제공하는 먹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 이어 까치가 사료를 먹기 시작하면 가벼운 구토와 배탈을 일으키는 약품을 가미한 배 조각을 던져 조건적 미각 기피를 유발시켰다.

3단계에 걸친 실험결과 약품처리한 배를 먹은 까치는 구토 증세를 보인 후 실험진이 뿌려 놓은 배 조각과 닭사료 중 닭사료만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격적인 배 출하가 시작된 9월초 실험지 피해규모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10∼15%였던 피해율이 0.6%로 대폭 줄었다.

‘환경스페셜’의 연출자 신동만 프로듀서는 “까치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게 된 이유는 이들의 주요 먹잇감인 벌레들이 농약사용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인위적으로 포획하기보다는 부패한 음식을 청소하는 까치의 본성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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