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1 수요기획, 성전환 조선족 무용가 삶 소개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37분


국내 연예계에 트렌스젠더(성전환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만든 하리수가 있다면, 중국에는 조선족 출신 무용수 진싱(金星)이 있다. 지난해 8월 KBS 2TV ‘인간극장’에도 소개됐던 그는 스물 여덟살 때 성전환 수술을 한 중국 최초의 현대 무용가다.

KBS 1TV ‘수요기획’(밤 11·35)이 5일 방송하는 ‘대륙을 움직이는 조선의 혼, 무용가 진싱’은 성전환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진싱의 예술가적 삶을 조명한다.

네 살 때 엄마 손에 이끌려 관람한 무용공연에 매료돼 음악만 들으면 춤을 추었던 남자 아이 진싱. 그의 어릴 적 춤사위는 여자를 능가할 정도로 부드럽고 화려했다. 그는 오직 춤을 추고 싶어 아홉 살이 되던 1974년 중국 선양(瀋陽)의 군국가무단에 입학해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며 무용가의 길을 걷는다.

진싱은 조선족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전국 청소년 무용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를 눈여겨본 미국인 무용가들의 주선으로 유학길에 올라 91년 ‘절반의 꿈’이라는 작품으로 미국 무용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제작진은 진싱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중국 베이징의 친가와 공연현장을 방문하고 그동안 비밀에 붙여졌던 돌박이 아들을 공개한다. 이와 함께 진싱을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한 육완순 이화여대 교수, 무용인 이정은씨 등의 인터뷰도 소개한다. KBS 외주제작국 김용두 PD는 “성전환자라는 편견을 깨고 서른 넷의 젊은 나이에 세계 문화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진싱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