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시사터치…>, '고정 MC' 없앤 파격적 시도 눈길

  • 입력 2001년 5월 11일 11시 56분


'게스트 MC'로 나온 서세원
'게스트 MC'로 나온 서세원
"코미디도 고정관념을 깨야 살아남는다."

KBS2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이 통념을 깬 파격적인 발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시사터치…>는 지난 2일부터 고정 MC를 없애고 매주 특별 게스트가 진행을 맡는 새로운 형식을 진행하고 있다.

쇼 프로그램에서 메인 MC의 비중은 프로그램 인기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예능 프로 PD들이 새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개편할 때 가장 고민하는 것도 누구를 MC로 쓰느냐이다. 한동안 부진했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신동엽을 영입하면서 다시 활기를 찾은 것이나, KSB2 <연예가 중계>의 한고은이 첫 방송부터 네티즌의 거센 비판을 받은 것은 예능 프로에서 MC가 차지하는 무게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시사터치…>는 '고정 MC'제를 포기하면서 대형 스타를 영입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고, 매주 새로운 인물로 관심을 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서세원, 신동엽, 남희석, 이휘재, 이홍렬, 이영자, 이경규, 김용만, 김국진 등 방송가에서 인정하는 '간판급 MC'는 이미 다른 프로그램에서 선점한 상태. 공영방송에서 민방처럼 거액의 출연료를 제시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어중간한 인물을 택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게스트를 MC로 활용하자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

<시사터치…>가 이처럼 모험을 택한 데는 최근 정기 개편을 하면서 방송시간을 수요일 밤 11시대로 옮긴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수요일 밤 11시대는 MBC <섹션TV, 연예특종>과 SBS 성인 시트콤 <허니! 허니!>가 포진한 격전장. 어느 하나 만만한 상대가 없는 상황에서 시간대를 옮긴 <시사터치…>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이 아니면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매주 진행자가 바뀌면 순발력 있는 진행을 기대하기 어렵고, 게스트의 특징에 따라 프로그램이 기복이 생기는 단점도 생긴다. 하지만 <시사터치…>의 제작진은 이러한 문제점은 다른 프로그램의 배가 넘는 다양한 코너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사터치…>는 새로 '뉴스펀치' '베이비 토크' '오픈 스테이지' '삼색인터뷰' '줌인 시네마' '시사야 친구랑 놀자' 등 6개.

방송 2주째를 맞은 <시사터치…>의 새로운 시도는 아직까지는 눈에 띠는 성과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매번 개편 때마다 인물난을 겪으며 시청자로부터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쇼 프로그램의 제작관행이 이번에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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