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드라마 '태조 왕건' 궁예 마침내 최후

  • 입력 2001년 5월 5일 00시 04분


KBS1의 역사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왕건 못지 않게 인기를 끌었던 궁예가 최후를 맞았다.

4일 오후 경북 문경새재 용추폭포의 커다란 반석에서 촬영된 ‘태조 왕건’의 120회(20일 밤 방영) 녹화 장면.

궁예역의 김영철은 처음 다소 긴장하기도 했으나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안대를 착용하자 어느새 형형한 눈빛이 되살아났다.

제작진은 술잔의 위치, 궁예의 옷매무새와 목소리 크기 등 미세한 부분까지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궁예의 최후를 완벽히 재현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궁예는 마지막 술잔을 내린 뒤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어. … 허허 이렇게 덧없이 가는 것을”이라고 조용히 읊조린다. 그리고 왕건에게 “대업을 이루시게. 그 말을 하고 싶어 아우를 보자고 한 것이야”라며 은부장군에게 자신을 베라고 재촉한다. 눈 깜짝할 사이 은부의 칼에 궁예는 쓰러진다.

고려사 실록에는 왕건이 쿠데타를 일으킨 다음날, 궁예가 부양현(현 북한의 강원 평강군)에서 보리 이삭을 베어먹다가 백성들에게 맞아 죽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궁예 스스로 명예로운 죽음을 명령하는 것으로 처리됐다. 궁예가 일세를 풍미한 군주였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문경〓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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