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요즘 연예프로는 온통 '노란색'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34분


톱 여가수 ‘Q양의 섹스 비디오’ 파문, 개그계의 신사로 불리던 주병진의 여대생 성폭행 의혹, H.O.T. 멤버 강타의 음주운전 사고 파문….

굵직 굵직한 연예인 관련 ‘사건’이 잇따라 터진 지난 주, 방송사의 연예프로그램은 온통 ‘노란색’(옐로우 저널리즘) 일색이었다.

23일 방영된 SBS ‘한밤의 TV연예’는 ‘Q양 비디오’에 등장하는 ‘남자주인공’이라고 밝힌 A씨가 “이 비디오는 합성사진이 아니라 나와 Q양이 결혼할 생각으로 합의하에 찍은 비디오”라고 주장한 내용을 내보내며 Q양의 실명을 밝혔다.

A씨와의 인터뷰가 방영된 뒤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에 대한 논란과 함께 ‘제2의 O양 사건’이라는 네티즌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성상납’이든 ‘사랑’ 때문이든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 아닌가. 오현경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아이디 dnjstnr)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한 한국 방송의 저급한 문화를 개탄한다. 당신의 비밀스런 정보가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TV 앞에 나간다면 어떻겠는가.” (아이디 osiris97)

“한 개인에 대해 방송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아이디 Y564)

‘한밤의 TV연예’는 또 주병진의 성폭행 의혹을 보도하면서 주병진의 정액 샘플이 들었다는 주사기를 클로즈업해서 내보내 선정주의적 방송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2일 방영된 MBC ‘섹션TV 연예통신’도 Q양의 비디오 파문을 선정적인 시각에서 접근했다. ‘섹션TV…’에서는 이 여가수가 옷을 벗는 장면인 동영상 파일을 내보냈다. 물론 희미하게 모자이크 처리를 하기는 했으나 바지를 내리는 장면임은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MBC 인터넷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한 시청자는 “사람들이 그렇게 애타게(?) 인터넷을 헤매며 찾으려는 문제의 동영상을 방송에서 보여주니 굳이 힘들게 인터넷에서 찾을 필요가 없게 됐다”고 꼬집고 “만약 Q양 동영상 유출범을 처벌하게 되면 이를 방영한 방송국측도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MBC는 정작 자사 인터넷 게시판에는 “Q양과 관련된 동영상 및 사진 파일의 게재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싣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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