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사상 첫 北현지 생중계 "여기는 평양체육관입니다"

  • 입력 2000년 7월 25일 19시 09분


북한에서 열리는 남북친선경기가 사상 처음으로 국내 방송진에 의해 현장에서 생중계된다.

MBC는 28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동안 평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남북친선탁구경기인 ‘통일염원 남북탁구대회’를 위성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통일염원 남북탁구대회’에 참가한 남측의 삼성생명 탁구단과 북한의 모란봉 탁구단은 다섯 종목에 걸쳐 시범경기를 펼친다.

생중계될 경기는 남측 남자―북측 여자와 남측 여자―북측 남자선수 등 2개조로 편성된 남북혼합복식을 비롯해 남녀단식과 남녀복식경기 등이다.

특히 내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지난 91년에 이어 9년만에 남북단일팀이 다시 탄생할 가능성도 높아 이번 남북혼합복식팀의 경기는 탁구팬의 관심을 끈다.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현대 남녀농구단 경기도 위성 생중계했지만 당시에는 북한에서 보내준 화면을 받아 서울에서 캐스터와 해설자가 화면을 보면서 해설을 하는 오프튜프(off―tube)방식이었기 때문에 북한 현지에서 우리 방송진이 직접 경기를 생중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따라 이미 캐스터인 송인득아나운서와 해설자인 박도천 대한탁구협회이사, 그리고 PD와 엔지니어 등 4명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25일 평양에 도착했다. 생중계에 필요한 카메라와 중계차 등 각종 장비는 모두 조선중앙TV의 시설을 이용하게 된다.

떠오르는 궁금증 하나. 역사적인 ‘남북 스포츠 교류’를 왜 KBS가 아닌 MBC가 독점 중계하게 됐을까.

KBS, MBC, SBS는 축구나 야구, 농구와 같은 인기 스포츠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 대해서는 각 방송사 이미지에 따라 암묵적으로 ‘기득권’을 인정해 오고 있다.

예를 들어 KBS는 민속씨름과 배구를, SBS는 골프경기를 도맡아 중계해 왔으며 MBC는 탁구와 자동차경주, 핸드볼 등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들에 관심을 쏟아왔다.

MBC는 또 지난달 10여명의 스탭들이 중계차를 갖고 방북, 금강산 장진항 인근에서 열린 자동차경주 ‘금강산랠리’도 독점 녹화해 8월 14일경 방영할 예정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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