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휘재-유재석, K2 성인오락프로 MC맡아

  • 입력 2000년 3월 15일 19시 21분


KBS2가 본격적으로 심야 성인 오락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17일 파일럿(시험 방송)으로 방송되는 ‘이경규, 심현섭의 나이트쇼’(밤9·55)에 이어 24일에는 ‘夜한 밤에’(밤9·55)를 파일럿으로 내보내는 것.

개그맨 이휘재 유재석이 진행을 맡는 ‘…밤에’는 코미디와 토크를 적절히 버무린 포맷에서 벗어나, 20대 후반 이상의 시청자를 자극할만한 코너들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

메인 코너인 ‘불효자는 노래합니다’는 최근 ‘비내리는 고모령’ ‘아버님 전상서’ 등 신파조 악극이 인기를 모은 데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고래 고래 노래방’이란 이동 노래방 장비를 서울 명동에 설치, 행인들이 평소 부모님에게 전하고 싶었던 사연을 그 안에서 맘껏 노래로 전하도록 했다. 노래는 각자 사연에 따라 개사하는 일명 ‘노가바’(노래가사 바꿔부르기)로 이 중 ‘애절한’ 사연을 잘 표현한 출연자는 작곡가 겸 MC인 주영훈에게 노래 지도를 받는 기회도 갖는다.

또 다른 메인 코너인 ‘러브 콘티’는 애정이 식어가는 한 커플을 영화의 한 장면과 흡사하게 설정한 무대에 등장시켜 이들의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코너.

제작진은 영화 ‘트루먼 쇼’와 ‘생방송 애드TV’처럼 모든 상황을 미리 짜여진 각본대로 연출,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첫회 방송분에서는 영화 ‘쉬리’에서 한석규와 김윤진이 수족관을 앞에 두고 키스하는 장면을 설정하며 지나가는 행인들의 행동까지 연출한다.

KBS가 그동안 뜸했던 심야 성인 오락 프로그램에 다시 ‘집착’하는 배경에는 최근의 오락프로그램들이 승승장구 중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출자 강영원PD는 “최근 높아진 심야시간대의 채널 인지도를 바탕으로 타깃층이 확실한 심야 성인물은 해 볼만한 포맷”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영방송’인 KBS가 ‘시사터치 코미디파일’ 등 시사비평을 곁들인 교양적 오락프로그램이 오랫동안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극적인 소재의 포맷만 개발하고 있다는 일부의 비판도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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