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 뺨치는 뮤직비디오…줄거리-영상미등 수려

  • 입력 1999년 10월 26일 18시 36분


뮤직비디오가 영상 세대의 인기에 힘입어 독립 장르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가요 홍보 수단의 액세서리에 불과하던 뮤직비디오가 이제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것.

조성모의 ‘슬픈 영혼식’에 이어 이정현의 ‘와’, 그룹 ‘포지션’의 ‘블루 데이’를 담은 뮤직비디오는 스토리와 영상미, 인기 탤런트 출연 등으로 단편 영화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인 셈.

특히 ‘포지션’은 최근 CD에 뮤직비디오와 그 촬영 현장을 동영상으로 수록했다.

3억여원을 들여 만든 ‘포지션’의 뮤직비디오는 멜로와 액션, 영상미로 노래보다 먼저 화제가 되고 있다. 탤런트 한고은과 한재석, ‘포지션’의 멤버 임재욱이 열연했다.

가수들이 뮤직비디오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보는 음악’을 보고 자란 영상 세대 때문. 특히 이들의 기대수준은 케이블 TV 음악채널인 m.net와 KMTV, 스타TV 등 해외위성방송을 통해 뮤직비디오를 자주 시청하면서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

최근 하이텔에 동호회 ‘뮤직비디오에 열광하는 사람들(go sg1784)’을 개설한 이은정씨(한양대 1년)는 “뮤직비디오는 이제 영상 세대에게 하나의 하위문화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최근 케이블TV 음악채널 m.net의 ‘영상음악대상(11월말 발표)’에 응모한 영상 세대의 평은 전문가 못지 않다.

“노래를 잘 반영하고 노래를 이끌어내야 하는 뮤직비디오야말로 음악 예술의 백미다.”(박소연·서울대 3년)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당부’를 연출한 차은택 감독(30)은 “팬들이 뮤직비디오에서 새로운 음악적 코드를 찾기 시작하면서 가수들이 무협이나 사이버 세계를 담은 뮤직비디오까지 만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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