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이홍렬-이경규-김형곤 '토크쇼 쟁패'

  • 입력 1999년 9월 26일 18시 58분


서세원 이홍렬 이경규 김형곤 등 40대의 남성 웃음꾼들이 ‘TV 웃음천하’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개성을 살린 ‘캐릭터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방송가에서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고 있다. KBS 경명철주간은 △카리스마 △순발력 △원만한 진행능력 △호감도 등을 캐릭터 토크쇼 사회자의 자질로 꼽는다. 이들은 김국진 남희석 이휘재 등 후배들과 비교해볼 때 한 수 위라는 평. 요즘 인기가 급상승 중인 남희석―이휘재 콤비도 두 프로를 진행하고 있지만 토크쇼는 이들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서세원은 웃음천하의 ‘맹주’ 자리를 지켜야하는 수성(守城)의 입장. 그는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와 KBS ‘서세원쇼’ 등을 진행하며 이홍렬 이경규 등 두 이씨의 늦공부 공백을 틈타 2년 가깝게 독주해 왔다. 지난 6월 중이염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자 방송가에서는 그의 대타를 구하느라 비상이 걸렸을 정도.

그러나 방송사의 10월 가을 프로 개편 때 나란히 복귀하는 이홍렬과 이경규는 ‘이씨 천하’를 만들겠다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홍렬은 지난해 3월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 진행했던 SBS ‘이홍렬쇼’의 문을 다시 연다. 이전 방영회수에 이어 101회로 시작하는 이 프로는 기존 형식에 ‘유부남 클럽’ 코너를 보강해 남성들이 생각하는 사회와 성(性)에 대한 이야기의 비중을 높인다. SBS 김태성PD는 “서세원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로데오’형 개그인 반면 이홍렬은 우아한 ‘마장마술’형 개그”라며 이홍렬을 ‘정권교체’의 강력한 주자로 꼽는다.

반면 이경규는 출세작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 오후6·50)로 복귀한다. 그는 ‘일요일…’에 ‘화이팅 코리아’ 코너를 신설해 해외 각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을 소개하면서 웃음과 감동을 함께 선사할 할 예정. 몰래카메라 기법과 ‘이경규가 간다’의 양심냉장고에 이은 그의 세계화 전략이다. ‘이경규쇼’라는 제목의 토크쇼를 놓고 KBS측과도 출연을 협의 중이다.

80년대 중반까지 시사코미디의 개척자로 불렸던 김씨는 최근 인천방송(iTV)의 시사코미디쇼 ‘김형곤쇼’(목금 밤10·45)로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아예 화면 우측 상단에 미성년자 시청불가를 알리는 ‘19’ 표시를 하고 “신당에서 발기인들이 시원치 않아 비아그라를 구하러 다닌다”는 식의 정치풍자와 색깔있는 이야기를 퍼붓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21일 자민련 명예총재 특보로 임명돼 공정성 시비가 일 소지가 많다. 특유의 입심이 여전할지 관심거리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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