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TV내무반」, 출연진 섭외『쉽지 않네』

  • 입력 1998년 12월 20일 20시 17분


신체건강한 한국 남성들의 모교, K대. 물론 군대다. KBS1 ‘TV내무반, 신고합니다’(월 오후7·35)는 말문만 열리면 밤이 새도 모자라는, 추억으로만 간직하기엔 너무도 생생한 대한민국 남자들의 군생활을 다시 체험하는 프로다. 같은 시간대의 인기프로 MBC ‘스타다큐’와의 경쟁에서도 만만치않은 시청률 18%선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고생담을 담다 보니 그동안 출연진은 모두 예비역병장으로 엄선했다. 팀장인 김영국PD를 비롯한 제작진도 대부분 병장 출신. 하지만 ‘TV내무반…’는 이제 10회를 넘기면서 프로의 운명과 직결된 고민에 빠졌다. 바로 출연진 섭외문제다.

가장 큰 고민은 섭외대상인 정관계 인사나 중견 인기연예인 중 상당수가 군미필자이거나 방위병 출신이라는 점. 특히 국회의원의 경우 보좌관과 간신히 연결돼 “우리 의원님은 병장출신입니다”라는 낭보를 받아도 알고보면 정보사 기무사나 군법무관 출신들이다. 국방부가 프로제작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군보안상 정보부대는 절대 안된다’고 못박았기 때문에 이들의 출연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최근 북한군 접촉 사건 등으로 출연기피현상이 감지되고 있어 ‘인력시장’이 더욱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또 일단 섭외했더라도 대부분 20여년전 군생활을 한 탓에 ‘같이 굴러줄’ 내무반 동료를 찾기 힘들다는 것도 난점. 그래서 얼마전부터는 다음주 출연자의 동료를 찾는다는 ‘구인광고’자막을 종영전 내보내고 있다.

결국 이런 어려움 끝에 제작진이 21일부터 선택한 ‘편법’은 장교와 카투사출신의 섭외. ROTC 출신인 MC 이상벽을 필두로 카투사 운전병출신인 아나운서 김병찬 등 방영초반에는 고려대상도 아니었던 인사들이 ‘중용’된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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