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승부사」,사기꾼-전직형사 활약 「비리와의 전쟁」

  • 입력 1998년 9월 13일 19시 50분


비뚤어진 시대와 사회를 극복하는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

3개월 이상 같은 시간대의 타사 프로를 압도해온 SBS의 수목드라마의 흐름이다.

직장에서 터무니없는 이유로 시달리다 결국 승리하는 ‘IMF 전사(戰士)’들을 그린 ‘미스터Q’나 봉건적 사회구조와 불의를 무찌르는 ‘홍길동’도 같은 주제를 지녔다.

‘홍길동’후속으로 16일 첫 방송되는 ‘승부사’도 이같은 수목드라마의 공식을 철저히 따른다.

소재는 사기꾼의 세계. 주제는 사기꾼에 의한 사회 비리 척결이다.

주인공 정민수(송승헌 분)는 ‘사기는 곧 죽음’이라는 신조를 지닌 ‘열혈 경찰’이다. 그러나 사기꾼의 음모로 파면당한 뒤 비리척결을 위해 왕사기꾼(정동환), 사기꾼 형제(최재성 구본승)와 손을 잡는다. 그리고 또다른 사기집단이자 권력형 비리의 온상인 ‘우길종합상사’를 무너뜨리고 자신을 배신한 왕사기꾼까지 응징한다. 여기에 김소연과 김남주가 가세한 사랑이야기가 양념처럼 얹어진다. 그러나 ‘미스터Q’의 성공 비결이 시리도록 섬세한 현실성에 있었던데 비하면 ‘승부사’의 줄거리는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제작진도 탄탄한 구성과 내용 전개보다 현란한 액션신과 연기자들의 다양한 변신 등 볼거리에 더 힘을 실었다. 첫 주연을 맡은 송승헌은 격투신을 소화하기 위해 한달이상 맹훈중이다. 무스발라 넘기던 머리는 앞으로 쓸어내리고 몸에 달라붙던 쫄티 대신 헐렁한 티셔츠로 갈아입어 ‘형사 냄새’를 물씬 풍긴다.

‘무늬는 20대중반’인 여고생 탤런트 김소연은 도발적인 빨간 단발머리에 화장기 짙은 얼굴로 등장한다. KBS ‘파랑새는 있다’에서의 이상인과 사기꾼 역의 최재성, ‘양아치’역 구본승의 변신도 재미있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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