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토크쇼]이승연「세이…」,주병진「데이트…」눌렀다

  • 입력 1998년 6월 26일 07시 16분


요즘 SBS는 예능국이 만드는 서로 다른 성격의 두 토크쇼로 고민에 빠졌다. 가볍게 만든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와 있는 힘을 다한 주병진 ‘데이트라인’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

‘세이…’가 4월 방영초반의 부진을 털어내면서 최근 30%에 가까운 시청률로 10위권에 접어든 반면, 3년만에 방송계에 컴백한 주병진을 앞세운 ‘데이트…’는 10%를 약간 넘을 정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작진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세이…’가 이승연 개인에 의존하는 이야기잔치 수준인 데 반해 ‘데이트…’는 2층규모의 엄청난 세트에 연출진이 10여명이나 투입되는 ‘대작’이라는 점. ‘수다의 가벼움’이 ‘시사의 무거움’을 누른 셈이다.

두 프로의 시청률은 왜 차이가 날까.

‘세이…’는 이승연 특유의 재치를 프로에 잘 녹였다는 평. 출연자의 연애담이나 황당한 해프닝 등이 주제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승연은 출연자의 말을 순간순간 받아넘기는 ‘진행의 묘’를 발휘해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반면 ‘데이트…’는 토크쇼와 시사프로를 접목시킨다는 방영초기의 의욕이 되레 프로의 정체성을 흐렸다는 지적이다.

‘현장르포’ ‘화제의 인물’ ‘핫이슈’ 등 잡다한 코너로 지나간 뉴스를 재방송, 시사문제에 관심있는 시청자를 끌지도 못할 뿐더러 주병진 특유의 입심이 들어갈 여지도 없다. 주병진의 보조진행자인 미스코리아 출신 설수진을 방영 2회만에 중도하차시키고 라디오DJ 출신 이지희를 투입하는 등 엉성한 캐스팅도 시청률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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