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컬트영화 있다』…EBS 19일 5편소개

  • 입력 1998년 6월 16일 07시 57분


컬트(Cult). 사전적 의미는 특정 인물이나 사물에 대한 숭배. 문화에 접목되면 특정 예술인이나 작품에 빠져들고 숭배대상을 잃으면 금단(禁斷)현상마저 낳는다.

컬트의 진원지는 영화로 대표되는 영상매체. 75년 첫 상영된 ‘록키 호러 픽쳐쇼’로 부터 시작된 컬트 계보는 데이빗 린치의 ‘이레이저 헤드’에서 TV시리즈 ‘트윈픽스’와 ‘X파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컬트의 제단(祭壇)에 올릴 우리 영화는 없을까.

EBS 영화전문프로 ‘시네마 천국’(금 오후9·45)이 19일 한국의 컬트영화 5편을 소개한다.

1탄은 ‘원한의 공동묘지’(82년작). 80년대말까지 재개봉관에서 장기상영됐던 영화다. 공포와 장기상영, 두가지 요인이 이 영화를 컬트의 범주에 들게 했다는 것(이승훈PD의 해석).

고 김기영감독의 ‘바보사냥’(83년)은 스타급 배우를 기용하지 않은 점이나 미국의 B급 영화의 요소를 갖췄다는 점 때문에 컬트대열에 올랐다.

‘넘버3’(97년)는 송강호라는 한 인물에 대한 광적인 열기가 일종의 컬트현상이라는 분석.

‘미지왕’(96년)도 일정한 플롯없이 이야기를 전개한 점이나 김용태감독이 제작 당시부터 컬트를 지향한 점 등이 인정됐다.

‘파업전야’(90년)도 당시 대학생들이 복사본을 돌려가며 탐닉했던 영화.대학가라는 한정된 집단에서 발생한 컬트라고 제작진은 진단했다.

이PD는 “물론 이 작품들이 엄밀한 의미의 컬트영화이기보다는 부분적으로 컬트의 요소를 갖춘 것”이라며 “아직도 너무 ‘점잖은’ 문화향유 방식이 본격적인 컬트의 출현을 늦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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