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외국 영화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 주말 개봉한 직배영화들은 평소의 절반에 못 미치는 관객을 모아 IMF불황이 영화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PC통신 영화 동호회들이 12일부터 「직배 영화 바로 알기」 운동을 시작해 엎친데 덮친 격이다.
13일 개봉한 컬럼비아의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은 주말 이틀동안 서울에서 3만여명, UIP의 「자칼」은 5만여명의 관객이 들어 기대치인 6만∼7만여명에 크게 못미쳤다. 예년같으면 12월 중순은 청소년 및 대학생의 방학으로 극장 안이 훈훈해지는 시기. 그러나 비수기인 지난달 개봉한 「피스 메이커」에도 못미치는 썰렁함을 보이고 있다.
또 천리안 유니텔 나우누리 하이텔 등 4대 PC통신 영화 동호회들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경제 살리기 캠페인」의 하나로 「직배 영화 바로 알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80년대말 할리우드 5대 직배사가 국내에 진출한 이래 해외로 유출되는 자본이 엄청난 규모에 이르렀다』며 사실상 직배 영화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이들은 △가급적 직배 영화를 보지 말고 △한국영화 또는 국내 영화사가 수입한 외화를 보며 △직배사 수입금에 대해 도의적 형태의 국내 환원 요구하기 등의 운동을 펴고 있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직배사인 브에나 비스타 코리아는 영화 「플러버」의 주인공 로빈 윌리엄스에 대한 해외인터뷰를 취소하고 대기업인 SKC는 영화 「티벳에서의 7년」 주연배우 브래드 피트 초청을 취소했다. 또 ㈜대우가 「원 나이트 스탠드」를,현대가 「터뷸런스」의 상영을 미루는 등 외화 개봉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강남의 한 극장 관계자는 『한국영화 「편지」가 최근 서울에서 40만명을 돌파해 꾸준한 흥행을 하고 있을 뿐 올 겨울 직배 영화 흥행 실적은 평년에 크게 못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연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