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주최 「골든쇼」,조용필-심수봉-김수희 출연

  • 입력 1997년 9월 19일 07시 53분


「쉰세대」에게도 부르고 싶은 오빠 언니가 있다. 대중가요가 10대의 전유물이랴. 다만 성인팬의 갈채를 이끌어낼 공간이 드물었을 뿐. 추억을 담은 가사, 가슴을 울리는 멜로디, 가수와 함께 세월을 보낸다는 공감…. 청년시절을 보냈어도 아직 느낌은 푸르다. 10월 한달간 톱스타들의 성인가요 릴레이가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서 펼쳐진다. 이선희 심수봉 김수희 조용필 등 30,40대의 「언니」 「오빠」가 각각 일주일씩 벌이는 「97 골든 쇼」. 쉰세대의 반란, 성인가요 되찾기의 디딤돌이 될 이번 무대는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라이브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라이브 클럽이 주관한다. 10월1∼7일 첫주는 바지입은 소녀 이미지의 이선희. 84년 「J에게」로 데뷔한 뒤 14년째 노래해온 그는 『노래에 삶을 담는다는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며 이번 무대에서 치마를 입어볼까 생각중이다. 열번째 음반 「첫사랑」도 눈깜짝할 새 흘러버린 10여년 세월의 무게를 저울질해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콘서트 문화에 익숙지 않은 성인들을 편안히 맞이하겠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다음 바통을 잇는 가셌枰 10월9일부터 무대를 꾸미는 심수봉. 여성 특유의 가슴앓이를 짚은 가사만큼이나 파란많은 삶을 보낸 그는 이미 7월 대학로 공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 여성 팬들은 『성(姓)이 다른 아이가 셋』이라고 털어놓는 심수봉에게 꽃다발로 화답했을 정도다. 노래를 부른 지 20여년. 수많은 히트곡을 낳았지만 대통령 시해사건에 휩쓸려 본격적인 활동을 해본 기간은 길지 않다. 최근 「백만송이 장미」 등으로 두번째 가수인생을 다지고 있는 그는 『가수와 팬의 사이를 떠나 같은 시대를 호흡해온 정을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심수봉은 특히 자유로운 음악 세계를 고집해온 가수다. 자신이 부르는 노래의 대부분을 직접 작사작곡했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장밋빛 우리 사랑」 「무궁화」 등은 대중음악사의 또렷한 한 획으로 손꼽힌다. 10월15일부터 시작하는 세번째 주자는 김수희다. 끈적한 절규와 허스키 음색의 그는 이선희 심수봉과는 또다른 울림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애모」 「너무합니다」 「멍에」 「남행열차」 등은 40,50대 쉰세대의 단골 노래다. 그는 최근 4년만에 9집 「모라도」를 발표했다. 머리곡은 라틴 리듬이 흥겨움을 더해주는 「아모르」이고 첼로와 해금이 애절한 조화를 이루는 「부적」 등으로 새로운 음악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97 골든 쇼」의 피날레는 대중음악의 거인 조용필이다. 70,80년대를 풍미한 그는 30여년이 가깝도록 거인의 무게를 잃지 않고 있다. 16집 「바람의 노래」는 성인뿐만 아니라 젊은 층의 손길이 보태지면서 올해 히트작 반열에 들어섰다. 소극장 공연은 이번이 처음. 당초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위의 반대에 조용필은 『성인들을 대학로 노래 축제에 초대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릴레이에 합류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단발머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한오백년」 등 히트곡을 부르는 조용필은 록적인 요소에 욕심을 내고 있다.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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