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데이비드 보위,「명성」담보 국제채권 발행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파리〓金尙永특파원」 세계적 록 가수와 첨단 금융기법.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만남이 이루어졌다. 가수가 미래의 수입을 담보로 다국적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국제 자금시장에서 발행하는 「본드」(채권)를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상식을 뒤엎는 여장(女裝)차림과 기괴한 모습, 격렬한 리듬 등 전위적 이미지로 한시대를 풍미한 영국의 세계적 록가수 데이비드 보위(49). 보위의 수입을 관리하는 매니저회사는 내년초 10년만기로 5천만달러(약4백20억원)어치의 채권을 금융가 월 스트리트에서 발행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향후 10년간 보위가 가수활동과 관련해서 벌어들일 모든 수입이 이 채권의 담보다. 「정크본드」 「코리아본드」처럼 이 채권에는 그의 이름을 딴 「보위본드」라는 고유명사가 따라붙는다. 일부에서는 끊임없이 새상품을 만들어온 월 스트리트의 마지막 창작품이 될 것이라는 평가까지 하고 있다. 보위의 이미지대로 전위적이기까지 한 이 금융상품이 성공할 경우 다른 가수들에게까지 파급될 것은 확실하다. 역시 세계적 가수들인 봅 딜런과 닐 다이아몬드의 노래 판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매니저 회사는 「보위본드」의 성공여부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전문투자가들은 그러나 이 파격적 채권에 대해 관심은 가지면서도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이유는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 투자자들의 심리 때문이다. 채권은 만기가 되기까지 자금시장에서 거래가 되게 마련인데 언제 어디서 히트곡이 나와 수입이 많이 들어올지 예상하기 어려워 채권 값을 전망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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