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로 하루 1조씩 벌어… “내년 영업익 500조” 전망도

  • 동아일보

[삼전 분기 영업익 세계 1위]
칩 품귀에 2분기 D램값 63% 뛰어… HBM은 경쟁력 회복 ‘역대급 실적’
적자 파운드리도 ‘바닥 쳤다’ 분석… 올해 영업익 세계 1위 관측 나와
스마트폰-가전은 원가 올라 적자로

삼성전자가 2분기(4∼6월)에 기록한 영업이익 89조4000억 원은 올해 실적을 발표한 모든 기업 중에서 가장 높은 세계 1위다. 직원들에게 줄 성과급을 위해 17조∼19조 원을 미리 덜어낸 것을 감안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106조 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가 확산되며 메모리 반도체가 불티나게 팔리고,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기술 경쟁력을 되찾은 결과다.

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70조 원을 넘고, 내년에는 500조 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연간으로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회사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버는 기업 된 삼성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이 세계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를 넘어선 것은 그만큼 메모리 반도체의 몸값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만 내놓고 사업부별 성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익 대부분이 반도체(DS) 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에서만 109조 원을 벌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사업부는 하루에 1조 원 이상 수익을 낸 셈이다. 국영기업인 아람코를 제외한 역대 모든 기업 중 가장 높은 분기 실적이다.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빚어지며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58%∼63% 뛰었다고 밝혔다.

고성능 메모리인 HBM에서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되찾아 가는 것도 역대급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6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해 내보냈고, 4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매출 10억 달러(약 1조5400억 원)를 넘어섰다. HBM4는 올 하반기 나올 엔비디아의 새 AI 가속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위탁생산을 맡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이번 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바닥’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파운드리는 성과급 비용 등으로 회계상 적자를 내긴 했으나, 공장 가동률로 보면 2022년 4분기(10∼12월)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서 분기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버는 기업이 됐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HBM과 파운드리마저 완전한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 부품값에 눌린 DX… 연간 영업이익은 370조 원 이상

DS 부문이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에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원가 부담에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완제품을 만드는 DX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등 증권가에서는 모바일(MX) 사업이 1조 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업부별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70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로 삼성증권은 372조 원, KB증권은 375조 원을 제시했다. 내년 전망은 KB증권 548조 원, 미래에셋증권 576조 원 등으로 더 뛴다.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새 공장은 짓는 데만 4∼5년이 걸리는데 AI 투자는 계속 불어나, 골드만삭스는 올해 D램 공급 부족을 최근 15년 중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빅테크들과 체결하고 있는 3∼5년 기간의 ‘장기공급계약(LTA)’도 장밋빛 전망의 근거다. 몇 년 치 물량과 최소 가격을 미리 정해 두는 계약이 늘면서, 값이 잠깐 떨어져도 충격을 덜 받는 구조가 됐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 가격 상승 등으로 스마트폰 가전, PC로부터의 메모리 수요는 하반기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AI발 수요 강세가 지속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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