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최대 90만원 껑충…‘칩플레이션’에 소비자 휘청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3일 14시 44분


반도체 값 상승에 스마트폰 등 도미노 인상
고객 “지금이 제일 싸다”…구매시기 앞당겨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 현상인 ‘칩플레이션(반도체+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주요 정보기술(IT) 기기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게임기 등의 제품 원가에서 메모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40%까지 치솟은 탓이다. 업계는 메모리발 IT 기기 가격 인상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3개월 사이 2번 오른 노트북 가격

삼성전자가 AI PC ‘갤럭시 북6’를 1일 국내 출시했다고 밝혔다.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과 완성도를 높인 ‘갤럭시 북6’는 40.6cm(16형)과 35.6cm(14형) 두 가지 사이즈로 출시된다. 사진은 갤럭시 북6의 실시간 번역 기능으로 콘텐츠를 번역하는 모습. 2026.04.01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AI PC ‘갤럭시 북6’를 1일 국내 출시했다고 밝혔다.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과 완성도를 높인 ‘갤럭시 북6’는 40.6cm(16형)과 35.6cm(14형) 두 가지 사이즈로 출시된다. 사진은 갤럭시 북6의 실시간 번역 기능으로 콘텐츠를 번역하는 모습. 2026.04.01 삼성전자 제공
13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7일부터 ‘갤럭시북6’ 시리즈 출고가를 최대 90만 원 인상했다. 갤럭시북6 프로(메모리 32GB·SSD 1TB·16인치)는 현재 가격이 419만 원으로, 올 1월 출시 가격(351만 원)보다 약 70만 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유사 사양 모델은 280만8000원이었다. 3개월 만에 가격이 두 번 오르며, 1년 만에 50% 가량 가격이 올랐다. 고성능 모델인 ‘갤럭시 북6 울트라(메모리 32GB, SSD 1TB)’ 가격은 이제 553만 원에 달한다.

LG전자 역시 3개월 사이 노트북 가격을 사실상 두 차례 인상했다. LG전자는 1월 신제품 출시 당시 ‘2026년형 16인치 그램 프로(메모리 16GB·SSD 512GB)’ 출고가를 약 314만 원으로 책정해 전년 동급 대비 약 50만 원 올렸다. 1일부터 또 40만 원 인상하며 해당 모델의 출하가는 현재 354만 원이 된 상태다.

갤럭시 S26 사전예약이 시작된 27일 서울 성동구 T팩토리에서 열린 ‘SKT S26 마켓 팝업스토어‘에서 시민이 갤럭시 S26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6.2.27 뉴스1
갤럭시 S26 사전예약이 시작된 27일 서울 성동구 T팩토리에서 열린 ‘SKT S26 마켓 팝업스토어‘에서 시민이 갤럭시 S26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6.2.27 뉴스1
이같은 칩플레이션은 스마트폰, 게임기 등 IT 기기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을 전작 대비 최대 29만5900원 인상했으며, ‘갤럭시 Z 폴드7’, ‘갤럭시 Z 플립7’ 등 기존 모델 일부도 10만~20만 원씩 가격을 올렸다.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부품 원가에서 10~15% 정도를 차지했던 메모리의 비중이 이제 30~40%까지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이달 2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5(PS5)’ 가격을 표준 모델 기준 549.99달러에서 649.99달러로 100달러 올렸다. 닌텐도의 차세대 콘솔 ‘스위치2’ 역시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더 오를라” 1분기에 수요 쏠려

중동 전쟁 등 공급망 환경이 불안해지며 메모리발 전자제품 가격 상승세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IBK투자증권이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16GB DDR5(PC용) 가격은 지난해 4분기(10~12월) 72.2달러에서 올 1분기(1~3월) 119.2달러를 찍고 올 4분기엔 167.6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관측됐다. 내년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지금이 제일 싸다”는 생각으로 1분기에 PC 노트북 구매에 나섰다.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648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다. 올 하반기, 혹은 내년까지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미리 구매한 탓이다. PC 가격이 빠르게 오르자 정부는 저소득층 학생 대상 PC·노트북 구매 지원을 늘리고, 지원 단가를 기존 104만2000원보다 인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현상이 결국엔 ‘수요 절벽’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 개인 뿐 아니라 기업들이나 기관들도 IT기기 구매를 앞당겼다”며 “다만 이는 미래 수요를 미리 끌어다 쓴 데 불과해, 하반기부터 전자 제품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서면서 민간과 공공 모두 지출을 줄이는 ‘수요 절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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