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보석 ‘하이주얼리’, 전시회 팝업스토어 열며 대중 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일 00시 30분


[스타일&트렌드]불황 속 고성장하는 하이브랜드
프레드-반클리프아펠 전시회 열며, 일반 소비자 대상 체험 마케팅 강화
희소성 높아 투자 자산으로 인식… 백화점 보석 매출 50% 넘게 급증

고급 재료를 사용해 소량 제작하는 보석인 ‘하이주얼리’가 경기 불황 속에서도 고성장을 이어가며 럭셔리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이어지자, 브랜드들은 전시와 팝업 등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전시회 열며 문턱 낮추는 하이주얼리


지난달 19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프레드 창립 90주년 기념 전시에서 선보인 프레드 헤리지티 컬렉션. 프레드 제공
지난달 19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열린 프레드 창립 90주년 기념 전시에서 선보인 프레드 헤리지티 컬렉션. 프레드 제공
프랑스 하이주얼리 프레드는 창립 90주년을 맞아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전시 ‘헤리티지 랑데부’를 열었다. 한옥과 고가구 위에 유럽 하이주얼리를 배치해 동서양의 미학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시간과 장인 정신이라는 공통된 가치를 강조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특히 조선시대 의복을 보관하던 가구 ‘의장’ 안에 주얼리를 전시하고, 혼례를 상징하는 가구 위에 대표 컬렉션을 올려놓는 등 공간 자체를 하나의 설치 작품처럼 연출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번 전시는 전시 방식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통상의 하이주얼리 전시가 보안을 이유로 유리 케이스 안에 작품을 배치하지만, 이 전시는 일부 전시품을 가림막 없이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관람객이 작품과 공간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전시에는 1950∼1970년대 제작되고 프레드가 소장하고 있는 헤리티지 제품부터 최신 하이주얼리 컬렉션까지 브랜드의 흐름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포함됐다. 특히 항해용 로프와 매듭에서 영감을 받은 포스텐(Force 10) 컬렉션의 초기 디자인과 다이아몬드 아래 시계를 숨긴 시크릿 워치 등은 시대적 배경과 디자인 변화를 함께 보여준다. 프레드를 상징하는 옐로 다이아몬드 ‘솔레이 도르’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도 선보였다.

프랑스 하이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아펠은 보다 대중적인 방식으로 하이주얼리를 선보이고 있다. 반클리프아펠은 12일까지 롯데백화점과 함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체험형 팝업 ‘스프링 이즈 블루밍’을 진행 중이다.

1190㎡(약 360평) 규모의 야외 공간에 설치미술 형태로 구성됐으며,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에는 프랑스 아티스트 샤를로트 가스토의 일러스트 정원이 조성돼 관람객을 맞는다. 파스텔톤 색채로 표현된 정원과 설치 작품들이 공간을 채우고, 꽃 화관 만들기나 정원 꾸미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매년 봄 뉴욕과 도쿄,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국내 첫 개최 당시 수십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 “사치품이자 투자 자산” 인식 확산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12일까지 열리는 반클리프아펠 체험형 팝업 ‘스프링 이즈 블루밍’ 전경.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12일까지 열리는 반클리프아펠 체험형 팝업 ‘스프링 이즈 블루밍’ 전경.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하이주얼리 브랜드들은 VIP 중심의 프라이빗 쇼에서 벗어나, 전시와 팝업 등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과 만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명품 시장 전반이 둔화하는 가운데에서도 하이주얼리만은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까르띠에와 반클리프아펠 등 하이주얼리를 갖고 있는 스위스 럭셔리 그룹 리치몬트의 지난해 3분기(10∼12월) 매출은 64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럭셔리 주얼리 장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6% 증가했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55.0%, 55.1% 늘어나는 등 주요 백화점에서도 하이주얼리 매출이 증가 추세다.

소비자들은 하이주얼리를 일종의 자산으로 인식하는 추세다. 금과 다이아몬드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얼리를 단순 사치품을 넘어 투자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과거에는 소수만 소유할 수 있었던 명품 백이 대중화되면서 차별화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줄어든 반면, 생산량이 제한된 하이주얼리는 여전히 희소성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주요 브랜드들은 단순히 제품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하고 있다. 프랑스 시계·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는 올해 기존 아이콘 컬렉션을 확장했다. 2019년 출시된 ‘클래쉬 드 까르띠에’ 컬렉션은 스터드 장식과 비즈를 결합한 대비적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컬러스톤과 골드 소재를 더 가미해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불가리는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층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대표 제품인 ‘세르펜티’ 라인 신제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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