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110달러 넘자
3~6일 ‘삼성 인버스 2X WTI…’에
전쟁前의 8배 이상 162억원 몰려
관련 ETF도 ‘사자’세 이어져
“중동 변동성 커져 예측 투자 위험”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자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 관련 상품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그 변동 폭의 갑절이나 그 이상의 이익을 얻는 데 돈을 걸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유가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은 크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이 워낙 큰 만큼 고위험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원유 레버리지 ETN 8개 60% 상한가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선물 가격과 연동된 국내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8개가 60% 상한가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초 자산인 원유 선물 가격이 1% 오르면 ETN 가격은 2% 상승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레버리지 ETN의 가격 변동 폭도 일반 주식의 2배인 60%로 적용된다.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 상품 8개는 9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7일 대비 2.5배 안팎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컸다. 이달 3∼6일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이 1위인 ETN은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이다. 이 기간 거래대금은 162억 원으로, 전쟁 전인 지난달 24∼27일(20억 원)의 8배 이상으로 불었다.
원유 관련 레버리지 ETN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것은 국제 유가 상승 때문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8일(현지 시간) 장중 배럴당 111달러를 넘어섰다. WTI 선물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뒤인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의 5월 인도분도 116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 원유 관련 ETN 상품의 수익률도 상승세다. 일반 원유 ETN 상품 3개는 이날 일제히 전 거래일 대비 30% 오르며 상한가였다. 9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지난달 27일 대비 59∼64%였다.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원유 관련 상품에 투자자의 ‘사자’세가 이어졌다. WTI 선물 가격을 반영하도록 구성된 ETF 상품 2개 가격은 9일 전 거래일 대비 27∼29% 뛰며 거래를 마쳤다. 일부 원유 관련 ETF 상품은 짧은 시간에 거래량이 가파르게 증가한 탓에 이날 오후 한때 한국거래소 전산 장애가 발생하며 매매가 중지되기도 했다.
● “유가 방향성 예측 투자 위험”
반면 원유 가격 하락 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ETN과 ETF 상품은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레버리지를 포함한 원유 관련 인버스 ETN 9종은 전 거래일 대비 모두 30% 이상 내렸다. 인버스 ETF 상품 2개 역시 24%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실시간으로 변하며 국제 유가의 가격 변동성이 커진 만큼 관련 ETN과 ETF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국제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예측하고 레버리지나 인버스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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