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위, 전체회의서 ‘루이비통 360만 명·디올 195만 명 유출’ 공개
3사 총 360억 과징금 부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지 ‘주목’
서울 시내 한 루이비통 매장의 모습. 2025.4.16 ⓒ 뉴스1
글로벌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크리스챤 디올·티파니 3개 사가 고객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유출한 책임으로 총 36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VIP 마케팅’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가격을 올려온 명품업계가 정작 고객 정보 보호에는 기본적인 보안 조치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장기적인 차원에서 과징금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총 360만 명 유출에 ‘360억 원’ 과징금 부과…SaaS 기반 고객 시스템 허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루이비통코리아,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 티파니코리아 등 3개 사업자에 총 360억 3300만 원의 과징금과 108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회사별로는 △루이비통코리아 213억 8500만 원 △디올코리아 122억 3600만 원(과태료 360만 원 별도) △티파니코리아 24억 1200만 원(과태료 720만 원 별도)다. 이번 사고는 모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고객관리 시스템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루이비통은 직원 PC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면서 SaaS 계정 정보가 해커에게 탈취됐다. 그 결과 약 360만 명의 개인정보가 3차례에 걸쳐 유출됐다. 문제는 기본적인 통제 조치가 없었다는 점이다. IP 주소 제한을 두지 않았고, 외부 접속 시 일회용 비밀번호(OTP) 등 안전한 인증수단도 적용하지 않았다. 2013년부터 해당 시스템을 운영해 왔지만 접근 통제는 허술했다. 3사 중 가장 큰 과징금을 부과받은 배경이기도 하다.
디올과 티파니는 해커의 고도화된 기술이 아니라 ‘보이스피싱’에 뚫렸다. 고객센터 직원이 속아 SaaS 접근권한을 해커에게 부여했다. 개보위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도 ‘해킹’이라고 보고 있다.
디올은 약 195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인터넷프로토콜(IP) 제한 미적용, 대량 다운로드 도구 통제 미흡, 접속기록 점검 의무 위반 등이 확인됐다.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72시간 내 신고·통지 의무를 지키지 않아 과태료도 부과됐다.
티파니 역시 비슷한 경위로 약 4600여 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마찬가지로 접근권한 제한과 다운로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72시간 신고 의무도 위반했다.
결국 세 회사 모두 공통으로 기본적인 접근통제·인증·모니터링 의무를 지키지 않은 셈이다.
윤여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1과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인정보 유출 명품브랜드사에 과징금 360억여원 부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SaaS 도입해도 책임은 기업에 있다”…가격 인상 명분될까 ‘우려’
최근 기업들은 초기 구축 비용 절감과 유지관리 효율성을 이유로 글로벌 SaaS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개보위 측은 “SaaS를 도입했다고 해서 개인정보 보호 책임이 면제되거나 전가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객관리 목적의 SaaS 역시 ‘개인정보 처리시스템’에 해당하는 만큼, IP 제한, 최소 권한 부여, 외부 접속 시 안전한 인증수단 적용 등 법적 보호조치를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우려를 표한다. 명품업계는 최근 수년간 원가 상승·환율 변동 등을 이유로 가격을 잇달아 인상해 왔다. 루이비통은 지난 2025년 1월 국내에서 일부 핸드백 제품 가격을 8~13% 이상 인상했으며, 티파니는 지난 2025년 1년 동안 2회 이상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수백만 원대 제품을 판매해 온 명품 브랜드들이 기본적인 고객 정보 보호 수칙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점은 브랜드 신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품 산업에서 신뢰는 가격 경쟁력 이상의 핵심 자산인 만큼, 이미지 훼손은 향후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수백억 원 규모의 과징금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비용으로 흡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원가 상승, 환율 변동 등과 함께 규제 비용이 누적될 경우 향후 가격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결국 이번 제재가 단순한 일회성 비용에 그칠지, 향후 소비자 가격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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