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2026.1.11 뉴스1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면서 연구 관리자, 교도관, 사회복지사 등 AI로 생산성이 높아져 ‘AI 수혜 직군’으로 꼽히는 곳마저도 청년층 채용을 줄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경제학회 등이 서울 동작구 중앙대에서 개최한 ‘202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문아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AI경제정책그룹장은 이런 내용을 담은 ‘인공지능과 일자리: 노동친화적 대응의 필요성’을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AI 기술이 고도화 회계·경리 사무원 등 AI로 대체될 위험이 높은 업종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9월 17%에서 지난해 9월 10%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AI를 활용하면 업무 생산성이 높아지는 수혜군은 31%에서 35%로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직업군에 상관없이 AI 도입은 청년 고용에 악영향을 미쳤다. 중장년층은 AI 수혜군을 중심으로 고용이 안정적이었지만, 29세 이하 청년층은 AI로 대체될 위험이 있는 직업군과 생산성이 높아지는 수혜군 모두 신규 채용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그룹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정보통신기술 직군 채용이 늘어났던 부분이 조정되는 과정일 수 있다”면서도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단순 고용 감소를 넘어 미래 세대의 인적자본 축적 기반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예산처와 중장기전략위원회는 이날 미래사회전략 분과회의를 열고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한국 사회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지적하고 청년 취업난의 원인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AI 활용이 회사 내 비효율적인 분업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날 민대홍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품 설명문을 요약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구매를 설득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업무를 두 팀이 각각 나눠서 하는 경우와 한 팀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한 번에 처리하는 경우를 비교했다. 설명문을 요약하는 업무는 정확성, 완성도, 표현력 등을, 이메일로 고객을 설득하는 업무는 논리성, 설득력 등을 챗GPT를 통해 평가했다. 업무를 수행하는데 걸린 시간도 평가 항목에 포함됐다. 그 결과 AI로 분업이 사라졌을 때 성과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민 연구위원은 “분업이 있더라도 AI를 적용한다면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환웅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토론에서 “다음 달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AI 도입 같은 경영적 의사결정도 파업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인준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AI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