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신규 고객에겐 밝은 목소리로, 기존 고객에겐 차분한 톤으로

  • 동아일보

말의 내용보다 목소리 느낌
구매 확률 높이는 데 관건
고객 유형별로 달리해야

영업 현장에서는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느낌도 중요하다. 실제로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 즉 목소리의 특성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중국 상하이교통대, 영국 워릭대, 미국 스탠퍼드대 등의 연구진은 영업 사원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내용보다 훨씬 미묘한 신호인 목소리의 밝기와 음량이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람들은 짧은 음성 단서만으로도 상대의 감정 상태나 성향을 빠르게 유추한다. 특히 목소리는 말의 내용보다 통제하기 어려운 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에 가식 없는 ‘진짜’ 감정과 태도를 드러내는 단서로 받아들여진다. 연구진은 이런 특성이 영업 상황에서도 강력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보고, 고객이 신규 고객인지 기존 고객인지에 따라 이 목소리의 효과가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연구 결과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때는 밝고 크며 에너지가 느껴지는 목소리가 효과적이었다. 이런 목소리는 구매 확률과 구매 시점을 앞당겼다. 아직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신규 고객은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 각성이나 흥분도에 더 크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밝고 큰 목소리는 ‘흥미롭다’ ‘활력이 느껴진다’는 인상을 전달해 빠른 관심과 행동으로 이어졌다.

반면 기존 고객에게는 전혀 다른 공식이 적용됐다. 이미 제품을 경험한 고객에게 지나치게 들뜬 목소리는 역효과를 냈다. 이는 ‘유능함’에 대한 신호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 고객은 영업 담당자의 목소리를 통해 안정감과 전문성을 평가한다. 따라서 차분하지만 또렷하고 힘 있는 목소리가 해당 직원이 전문적이란 느낌을 심어주고 재구매 확률과 속도를 높였다. 기존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흥분이 아니라 신뢰와 숙련도였다.

다만 목소리의 특성이 ‘얼마나 많이 사는가’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밝기와 음량은 구매 여부, 구매 시점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구매 금액에는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 구매 결정의 초기 단계에서 감정적 신호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과 달리 실제 지출 규모에는 예산이나 실질적인 필요 등 이성적 판단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세일즈와 마케팅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고객 유형을 구분하지 않은 채 똑같은 말투나 목소리 톤을 사용하는 것은 성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신규 고객에게는 관심을 끌 수 있는 에너지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지만 기존 고객에게는 신뢰를 강화하는 안정적인 어조가 더 효과적이다. 콜센터, 영업 교육, 나아가 인공지능(AI) 음성 상담이나 영업 봇을 설계할 때 고객 단계에 따라 목소리 전략을 달리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결국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완벽하게 짜인 대본이 아니라 그 말을 전달하는 목소리의 미묘한 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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