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피 넘겼지만 경제 펀더멘털은 허약…작년 1% 성장 턱걸이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22일 19시 32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2025.11.14 뉴스1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2025.11.14 뉴스1
코스피가 22일 전인미답인 5,000고지를 밟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괴리된 현상이라는 회의론도 제기한다. 잠재 성장률은 1%대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고, 그나마 실제 경제성장률은 잠재 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따른 주가 호황의 착시 현상에 빠져 경제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이 2024년(2.0%)의 절반으로 꺾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13.2%) 이후 가장 부진했던 건설투자(―9.9%)가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간신히 경제성장률 1%에 턱걸이할 수 있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황이 없었다면 지난해 성장률이 0.4%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반도체 수출 증가 등으로 한국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긴 했지만, 단기간 내 주가가 급등한 측면이 있다”며 “반도체 착시 효과 등으로 증시와 실물경제 사이 괴리가 크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올해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저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분간 반도체 호황은 이어질 수 있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3% 회복’을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 허리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고 노동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장기 업황 부진에 시달려온 철강, 석유화학, 배터리 등 주요 산업에 대한 적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만성적인 허약 체질로 굳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도 성장을 좀먹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여당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 처리까지 예고하면서 재계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이명휘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향적인 규제 완화로 기업 자율성과 경쟁력을 키워야 한국 경제 잠재력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코스피가 바닥을 다지고 5,000을 넘어 우상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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