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작년 11월 28일 정부지원 바우처 사업을 수행하는 7개 운영기관의 협력 채널인 ‘공공바우처 운영 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정부는 문화예술·스포츠·에너지·교육 등 생활과 밀접한 각 분야에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바우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우처는 국민이 교육, 주택, 의료, 문화 등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정부가 비용을 대신 지급하거나 보조하는 지불 보증을 뜻한다.
이러한 바우처 사업을 운영하는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상호 우수 사례와 운영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에 따르면 작년까지는 바우처 운영기관 간 소통 채널이 없어서 정보 공유의 한계가 존재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아르코는 지난해 11월 바우처 사업을 수행하는 운영기관 간 소통 채널인 ‘공공바우처 운영 협의체’ 발족을 기획해 정례적인 협의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스포츠·과학·산림·에너지·교육 분야에서 바우처를 운영하는 기관들이 뜻을 모아 동참했으며 아르코를 포함한 7개 기관은 분기별로 정례 회의를 통해 ‘소통’과 ‘협력’을 기치로 다양한 협업 사업을 기획해 추진해오고 있다.
공공바우처 운영 협의체 참여기관 중 4개 기관은 지난 9월 9일 열린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에 참여해 바우처 사업에 대해 공동 홍보를 진행했다. 참여 기관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장학재단(가나다순)이다.
참여 기관들은 타 기관의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협력을 통해 바우처 사업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아르코는 한국에너지공단이 에너지바우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하는 ‘복지등기’ 서비스를 올해 시범 도입했다. 문화누리카드 이용률이 저조한 지역 발급자를 집배원이 직접 찾아가 안내하고 점검하는 서비스를 진행했다. 또한 문화 소외 지역을 찾아가는 ‘아트트럭’ 사업에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협력해 과학문화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지난 8월 28일 취약계층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와 산림복지라는 주제로 성과 발표회를 공동 개최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협력해 취약계층의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및 산림복지 성과 발표회를 지난 8월에 진행했다. 한국장학재단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바우처 사업 누리집 내 ‘공공바우처 제도 안내’ 페이지를 신규 개설해 공공바우처 사업의 공동 홍보에 힘을 모으기도 했다.
공공바우처 운영 협의체 참여 기관들은 2026년에도 더 넓은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바우처 사업 운영의 지혜를 모으고 공동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협의체 참여 7개 기관의 바우처 사업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지난 6월 7일 경남 거제를 방문해 지역민 및 소외계층 대상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했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국민의 문화 향유를 위한 바우처 사업인 ‘문화누리카드(통합문화이용권)’와 ‘청년문화예술패스’를 운영한다. 문화누리카드는 취약계층의 문화 격차 완화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내 문화예술·여행·체육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6세 이상의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이 지원 대상이다. 2026년에는 1인당 15만 원을 지원한다. 2026년 2월 2일부터 전국 주민센터, 누리집, 모바일앱 등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19세 청년을 대상으로 공연·전시·영화 관람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해 적극적 문화소비 주체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26년에는 지원 연령을 20세까지 확대해 1인당 수도권 15만 원, 비수도권 20만 원의 문화예술 관람비를 지원한다. 7개 협력 예매처(멜론티켓, 티켓링크, NOL 티켓, YES24 티켓,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GV)에서 자유롭게 선택해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 2026년 2월 말일부터 공식 누리집을 통해 신청 및 발급이 가능하다.
◇교육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평생교육이용권’은 학습자가 자율적으로 학습 활동을 선택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연간 35만 원(최대 7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저소득층, 노인, 지역특화 대상자, 일반 성인 등에게 평생교육 강좌 등을 수강할 수 있는 이용권을 지원한다. 일반(지역특화) 이용권(19세 이상), 디지털 이용권(30세 이상), 노인 이용권(65세 이상) 3가지로 지원 대상은 주민등록 주소지의 광역 지자체가 공고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다. 2026년도에는 전국 약 10만 명을 지원하며 PC 또는 모바일로 누리집(lllcard.kr)에 접속해 신청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경제적 여건으로 스포츠 활동 참여가 어려운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스포츠강좌이용권’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만 5세부터 18세까지의 저소득(기초생활수급, 차상위, 법정 한부모 가구 등) 유·청소년과 만 5세부터 69세까지의 장애인 등록자다. 저소득 유·청소년 1인당 매월 10만5000원, 장애인 1인당 매월 11만 원 등 공공 바우처 중 최대 금액을 지원한다. 매년 전국 동시 신청·접수는 전년도 11월에 이뤄지며 이후에는 관할 시·군·구청에 문의 후 신청하면 된다. 수혜자로 선정되면 전용 카드를 발급받아 사업 홈페이지에 등록된 가맹 체육시설의 강좌를 결제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추진하는 ‘과학문화바우처’ 사업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과학문화 확산 정책이다. 과학문화 활동을 경험하기 어려운 청소년, 취약계층, 농산어촌 지역주민 등에게 과학 관련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해 과학 체험의 기회를 넓힌다. 만 6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 원 상당의 포인트가 지급돼 전용 온라인 포인트몰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과학교구, 과학도서 등 상품뿐만 아니라 과학관·박물관 관람, 과학 공연·전시 관람, 체험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산림청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산림복지 향유 기회 제공을 위한 ‘산림복지서비스이용권’ 사업을 운영 중이다. 산림복지바우처는 취약계층에게 산림복지서비스 체험 기회를 제공해 삶의 질 향상과 행복 증진에 기여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연금 및 장애(아동)수당 수급자, 한부모가족이 지원 대상으로 1인당 10만 원을 지원한다. 신청은 2026년 1월 한 달간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받고 고령자 등을 위한 우편 신청도 마련돼 있다. 전국 자연휴양림 및 산림치유원, 숲체원, 수목원, 정원 등 316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자동재신청 제도가 운영돼 2025년 신청 이력이 있는 경우 재신청 희망문자에 회신하면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에너지 취약계층의 냉난방비를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를 운영 중이다. 대상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 세대 중 세대원 특성 기준으로 노인(65세 이상), 영유아(7세 이하), 장애인, 임산부, 중증·희귀·중증난치질환자, 한부모가족, 소년소녀가정, 다자녀 세대라는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지원 금액은 2025년 기준 1인 세대 29만5200원, 2인 세대 40만7500원, 3인 세대 53만2700원, 4인 이상 세대 70만1300원이다. 2025년도 에너지바우처는 오는 31일까지 전국 행정복지센터와 복지로 누리집(bokjiro.go.kr)에서 신청하며 사용 기한은 내년 5월 25일까지다.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 한국장학재단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일환으로 보장가구의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교육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교육급여 바우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6년은 사업 시행 4년 차를 맞아 연간 지원 금액이 인상된다. 고등학생이 9만2000원(76만8000원→86만 원)으로 가장 많이 인상됐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각각 1만5000원에서 2만 원씩 인상된다. 2026학년도 교육급여 바우처 신청은 4월 1일부터 접수한다. 전용 홈페이지 외에 농협과 페이코 앱에서도 교육급여 바우처를 신청할 수 있다.
공공바우처 운영 협의체는 올해의 우수 성과들을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바우처 사업을 운영하며 이용자 편의성을 제고하고 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하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협의체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정부 지원 바우처의 질적 수준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에는 ‘농식품바우처’를 운영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이 협의체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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