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출신 이은천 비올 CEO “R&D·임상 역량으로 메디컬에스테틱 플랫폼 기업 거듭날 것”
동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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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의료기기 기업 ‘비올’ 판교시대 개막
마이크로니들 RF 세계 최초 상용화 기업
“글로벌 시장서 선택받는 의료기기 기업될 것”
북미·유럽 이어 아시아·중동 등 신흥시장 공략 박차
이은천 비올 CEO. 비올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용의료 시장 경쟁 심화 속에 의료기기 기업 ‘비올’이 새 리더십과 조직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말 취임한 이은천 대표는 존슨앤존슨메디컬, 삼성전자 의료기기(HME) 사업부, 한독 등에서 25년간 헬스케어·의료기기 영업·마케팅을 맡아온 인물이다. 취임 이후 판교로 사옥을 이전하고 조직 구조를 재편하면서 비올을 정밀·지능·융합 기술 기반 메디컬에스테틱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비올은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니들 RF(MNRF, Micro-needle RF)’ 기술을 상용화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MNRF는 고주파와 미세주사를 활용한 피부 미용 시술법이라고 한다. 이를 기반으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비올의 R&D·임상 역량을 기반으로 북미·유럽·중동 등 핵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RF·하이푸(HIFU) 기반 신규 제품과 홈케어·스킨부스터 등 신사업 준비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판교 사옥에서 이은천 대표를 만나 비올의 잠재력과 향후 전략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취임 소감과 비올 경영 철학은.
“비올은 이미 원천기술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니들 RF를 상용화했고 매출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런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책임지는 자리라 책임감이 크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정한 철학은 ‘기술과 시장의 정밀한 결합을 통한 글로벌 확장성 극대화’로 설정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단순히 장비를 잘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객관적 임상 데이터와 신뢰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은천 비올 CEO. 비올 -삼성전자·존슨앤존슨(J&J)·한독 등에서 쌓은 25년 경력이 있는데.
“25년 동안 기술 기반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시키는지 고민해왔다. J&J에서는 북아시아 마케팅과 영업을 맡았고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에서는 글로벌 세일즈·마케팅을 총괄했다. 한독에서는 의료기기사업부를 운영하면서 대형 제약사의 디바이스 사업 구조를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임상·규제·파트너십·유통·브랜딩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세계 시장에서 성과가 나는지 몸으로 체득했다. 이 경험을 비올의 기술·임상·제품 전략에 체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비올에 합류한 이유는.
“대기업을 떠나 중소기업으로 오는 결정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비올 R&D 인력과 기술을 직접 확인하고 확신이 생겼다. 마이크로니들 비절연 RF라는 독보적 원천 기술과 풍부한 임상 데이터, 글로벌 파트너 네트워크 등이 강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를 ‘정밀·지능·융합형 메디컬 플랫폼 기업’으로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취임을 결정하게 한 가장 큰 이유로 볼 수 있다.”
-비올이 시장에서 갖는 본질적인 경쟁력은.
“가장 먼저 원천기술을 꼽을 수 있다. 비올은 마이크로니들 비절연 RF 분야에서 글로벌 특허를 갖고 있다.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프리미엄 포지션을 구축한 상태다. 다음으로는 임상 근거에 의한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들 수 있다. 27편 이상 논문을 게재하고 30여 글로벌 국가 인증, 70개국 판매 등을 통한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핵심 의료진과 함께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70여 국가 파트너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단순 판매 기업이 아니라 ‘임상 기반 메디컬 브랜드’라는 신뢰 기반 브랜드 이미지를 갖춘 상태다.”
이은천 비올 대표가 실펌X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비올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은.
“비올의 주요 포트폴리오는 단일 장비군이 아니라 RF와 HIFU를 기반으로한 ‘에너지 기반 메디컬에스테틱 플랫폼’으로 정리할 수 있다. 마이크로니들 RF ‘실펌엑스(SYLFIRM X)’, 모노폴라 RF ‘셀리뉴(CELLINEW)’와 HIFU ‘듀오타이트(DUOTITE)’가 대표적이다. 홍조·기미·잡티 등 혈관·색소 질환을 비롯하여 리프팅 ·타이트닝 등 다양한 피부고민에 대해 총체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시장 트렌드를 고려해 필요하다면 다른 솔루션의 인수합병도 고려하고 있다.
-판교 사무실 이전 목적과 조직 운영 방향성은.
“판교 이전은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와 전략을 재정비하는 작업으로 이해해주길 기대한다. 오래된 분당테크노파크는 비올이 가진 기술력과 글로벌 위상을 반영하기 어려운 공간으로 판단했다. 반면 판교는 IT·R&D 기업의 집적지로 비올이 추구하는 기술 기업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고 본다. 환경적으로 핵심 인재 확보와 글로벌 파트너 소통, 내부 조직문화 변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임대료가 월 1억 원 이상 늘었지만 장기적 성장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고 판단한다. 보고 중심 문화에서 벗어나 실행 중심·데이터 기반·개방적 협업 구조로 문화를 바꿀 것.”
비올 신사옥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비올 신사옥 내부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R&D·영업 등 조직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가 진행 중인가.
“R&D는 에너지 제어 알고리즘, 사용자 인터페이스, 인공지능(AI) 적용 기술 등 정밀·지능형 기능을 결합해 장비를 플랫폼화하는 방향으로 재편하고 있다. 영업은 국내·해외 전문 라인을 강화하고 파트너·의료진 교육을 체계화하도록 했다. 내년까지 현재 인력 기준 30% 이상 충원을 계획하고 있고 R&D·품질·해외영업·국내영업 등 전 분야에서 인재 영입을 진행 중이다.” -향후 1~3년 중기 전략은.
”중기 전략은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차세대 플랫폼 기반 제품 개발이다. 장비 한 번의 판매로 끝나는 구조가 이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지속 진화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둘째 글로벌 점유율 확대다. 북미·유럽뿐 아니라 중동·아시아 등 고성장 시장에서 파트너 협업과 교육·규제 인증 확보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 번째로는 카테고리 확장을 들 수 있다. 스킨부스터와의 콜라보레이션도 고려 중으로 종합 에스테틱 회사로 외연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트렌드인 저통증·짧은 다운타임·AI 적용에 대한 대응 방향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 효과는 오래 유지하면서 통증과 회복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을 선호한다. 비올은 표적 조직에만 에너지를 전달하도록 정밀 제어 기술을 고도화하고 동일 에너지에서도 통증을 낮추는 장비를 개발 중이다. 데이터 기반 AI 기능도 도입하고 있다. 시술 로그를 분석해 에너지 세팅을 추천하거나 사후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시술의 안전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의료 보조 지능 역할을 하는 개념이다.” -국내와 해외 시장 공략 전략과 중장기 비전은.
“국내에서는 임상 기반 제품 경쟁력과 의료진 교육 강화를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고 보면 된다. 환자는 빠른 효과와 안전성을 원하고 의료진은 재구매·재방문을 높일 수 있는 장비를 찾는다. 비올은 검증된 임상 데이터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 요구를 충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북미·유럽은 브랜드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할 전략 시장이고 중동·아시아는 성장 속도가 빠른 신흥 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비올은 70여 국가 파트너와 협력해 각 지역에 적합한 제품을 내세우고 마케팅과 규제 대응 등 전략을 추진 중이다. 최근 마이크로니들 RF 장비 중 실펌X가 국내 최초로 유럽 MDR 승인을 획득해 기술력과 안전성을 다시 인정받기도 했다. 중장기적으로 비올은 정밀·지능·융합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메디컬 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부 에너지 기기뿐 아니라 제약·솔루션·홈케어까지 아우르는 확장형 구조를 만들겠다.”
-궁극적인 경영 목표와 전하고 싶은 말은.
“비올은 현재 기술적·조직적 전환점에 서 있다. 세계 최초 MNRF 상용화 기업이라는 정체성에 머물지 않고 정밀 에너지·임상 데이터·AI 기반 기능을 결합한 ‘차세대 메디컬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 정확성, 임상의 신뢰,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 등은 에스테틱 의료기기 기업이 선택받는 핵심 조건이라고 본다. 비올이 가진 R&D 자산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의료진·파트너·투자자 모두가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판교 이전은 회사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시작점으로 다음 10년을 결정할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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