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ESS용 LFP배터리 첫 수주…“美 기업에 2조원대 규모”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0일 11시 38분


LFP 배터리가 탑재된 ESS 제품 ‘SBB(Samsung Battery Box) 2.0
LFP 배터리가 탑재된 ESS 제품 ‘SBB(Samsung Battery Box) 2.0
삼성SDI가 2조 원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냈다. 삼성SDI가 LFP 배터리를 대규모로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LFP 배터리에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에 이어 삼성SDI도 수주에 성공하며 K배터리 3사의 추격이 본격화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SDI는 10일 미국 대형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ESS용 LFP 배터리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7년부터 약 3년간 공급할 예정으로 계약 규모는 2조 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 제공)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미국 현지 공장의 라인 전환을 통해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달리 미국 현지 LFP 배터리 생산 시설이 없다. 이에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건설해 가동중인 인디애나주 공장의 일부 라인에서 ESS용 LFP 생산 체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ESS는 전기 저장 시스템으로 전기가 불규칙하게 생산되는 태양광·풍력발전을 보완하는 설비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ESS가 각광받고 있다.

ESS는 안전 및 경제성 때문에 한국 업체들이 강점을 갖는 삼원계(NCM, NCA)보다 중국 업체들이 특화한 LFP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전 세계 ESS 시장에서 LFP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ESS 설치 물량의 약 90%가 중국계 LFP 배터리다.

배터리 업계는 AI 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으로 ESS 시장 공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뒤늦게 LFP 개발에 뛰어든 국내 3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내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태양광 업체 한화큐셀 미국법인과의 1조 원대 계약을 시작으로 굵직한 수주를 잇달아 따왔다. 올 8월에는 테슬라와 6조 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은 올 9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최대 2조 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으며 첫 ESS 수주를 했다. 모두 LFP로 이번 삼성SDI까지 더해지며 3사 모두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가 특히 공급하는 배터리가 각형으로 경쟁사의 파우치형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 높게 평가받았다고 강조했다. 각형 배터리는 견고한 금속 케이스로 외부 충격에 강하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을 갖는 반면 파우치형에 비해 유연성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에너지밀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을수록 동일한 부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주행거리가 더 길어진다.

삼성SDI 관계자는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장기 계약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글로벌 고객사들에 화재 안전성은 물론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모두 뛰어난 ESS 제품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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