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기업 인사 기조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바로 ‘비상경영’, ‘세대교체’, ‘체질개선’, 그리고 ‘용퇴(勇退)’다. 고물가‧소비침체 영향이 피부로 체감되는 유통가에서는 특히 희망퇴직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GS리테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유통 대기업이 최근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롯데는 지난달 롯데지주 포함 36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기조는 비상경영 상황 속 조직 체계 개편과 핵심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혁신을 확산시킬 수 있는 인적 쇄신이다. 이에 따라 전체 최고경영자(CEO)의 1/3에 달하는 20명의 CEO를 교체했다.
특히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등 부회장단 전원은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들은 젊고 새로운 리더십 중심으로 혁신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별로 인력 감축 바람도 불고 있다. 영화관 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롯데시네마 등을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근속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퇴직 위로금은 월 기본급에 근속연수를 곱해 최대 15개월 치까지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에 이어 지난 10월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대상자는 사원급의 경우 만 40세 이상 또는 현직급 8년차 이상이며, 간부 사원은 만 45세 이상 또는 현직급 10년 차 이상이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도 올해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롯데멤버스의 경우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편의점과 홈쇼핑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 역시 조직 효율화에 나섰다. GS리테일은 최근 만 46세 이상,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퇴직금 외에 연봉 1.5배 수준의 위로금과 자녀 1명당 최대 4000만 원의 학자금을 지원한다.
K-뷰티 호황을 맞이한 화장품업계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원 조직과 오프라인 영업 조직에서 근무한 지 15년 이상인 자 또는 45세 이상 경력 입사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를 밟는다. 적용 회사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 아모스프로페셔널, 오설록, 에스쁘아 등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근속기간 만 20년 이상의 직원에게 기본급 42개월의 희망퇴직 지원금을 지급하고, 15년~20년 미만 근속자의 경우 근속 1년당 기본급 2개월씩 차등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퇴직 후 2년간 본인 및 배우자의 종합검진도 지원하기로 했다.
실적 한파를 벗어나지 못한 LG생활건강은 오프라인 인력 조정을 위해 지난 10월 면세점, 백화점 등에서 근무하는 판매판촉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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