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도체 공급난’ 특수 전망… HBM 이어 범용도 수요 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8일 03시 00분


PC업체 잇단 가격 인상-재고 확보
스마트폰 업계도 부품값 상승 반영
PC-스마트폰 범용 메모리 품귀에
삼성-SK 내년 영업익 최대치 전망

삼성전자의 범용 D램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범용 D램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삼성전자 제공
인공지능(AI) 산업이 촉발한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PC,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내년에 ‘특수’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첨단 메모리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범용 제품까지 공급 부족이 심화된 결과다. 두 기업 모두 내년에 역대 최대 실적을 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PC·스마트폰 덩달아 가격 인상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노버, HP, 델 등 글로벌 PC 업체들이 잇달아 제품 가격 인상과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레노버 등 일부 PC 업체들이 유통 업체들에 가격 인상 계획을 알리기 시작했고 내년 초부터 조정된 가격이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예상 인상 폭은 15∼20%다. 레노버는 현재 메모리 비축량을 평상시보다 50% 늘린 상태다.

엔리케 로레스 HP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하반기(7∼12월)가 특히 (반도체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한 경우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PC 원가의 약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PC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큰 스마트폰 업계도 부품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국 샤오미는 10월 플래그십 스마트폰 ‘레드미 K90 프로 맥스’를 출시하며 가격을 전작 대비 약 8% 비싸게 책정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비용 압박이 심해 신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들은 내년 신제품에 부품가 상승을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를 비롯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카메라 등 부품 전반의 가격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 삼성·SK, 내년 역대 최대 이익 전망도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가 AI 서버뿐만 아니라 PC,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반대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공급업체들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증권가에서 내놓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80조4952억 원, 73조2399억 원이다. 두 회사가 앞서 기록한 역대 최대 영업이익(삼성전자 2018년 58조8867억 원, SK하이닉스 2024년 23조4673억 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는 AI 빅테크들이 찾는 HBM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했다. 하지만 AI의 발전이 IT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며 빅테크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이 찾는 수요가 커졌다. 일반 서버 교체 또는 업그레이드를 위한 메모리 반도체다.

일반 서버에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같은 범용 메모리가 주로 사용된다. 맞춤형 제작인 HBM과 달리 DDR5 등 범용 메모리는 공급업체들이 대량 양산해 그때그때 수요자들이 찾아가는 방식으로 거래된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위주로 생산 라인을 확대한 결과 기존의 범용 제품의 공급량이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졌다. DDR5의 이전 세대인 DDR4의 경우 PC용 제품(8Gb) 1개의 가격이 11월 말 기준 8.10달러로 올 초(1.35달러) 대비 6배가 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정된 D램 생산 인프라를 HBM과 서버용 라인에 할당해 PC, 모바일용 제품에 대한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와 같은 극심한 (메모리) 공급 부족은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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