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임대료에…신라 이어 신세계도 인천공항 면세점 일부 철수

  • 동아일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 구역에서 공항 이용객이 각종 면세점을 지나고 있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인천지방법원에 인천국제공항점 임차료 인하 조정 신청을 제기했으며 조정 기일은 내달 2일이다. 025.05.26. 뉴시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 구역에서 공항 이용객이 각종 면세점을 지나고 있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인천지방법원에 인천국제공항점 임차료 인하 조정 신청을 제기했으며 조정 기일은 내달 2일이다. 025.05.26. 뉴시스

지난달 신라면세점에 이어 신세계면세점도 임대료 조정 갈등을 겪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부 철수하기로 했다. 임대료 조정 협상 결렬 후 영업을 이어가는 것보다 위약금을 내고 철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신세계디에프의 모회사 ㈜신세계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인천공항 면세점 DF2 구역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DF2는 1, 2터미널에 걸쳐 화장품과 향수, 주류, 담배를 판매하는 구역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해지 후 6개월간 영업을 유지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내년 4월 27일까지 운영한 뒤 철수할 예정이다. 패션·잡화를 판매하는 나머지 DF4 구역은 기존대로 영업을 이어간다.

신세계면세점은 영업 정지 사유에 대해 “고환율과 경기 둔화, 주 고객의 구매력 약화, 소비 패턴 변화 등으로 면세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인천공항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영업 지속 시 경영 손실이 커 사업권을 반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신라면세점이 DF1권역(화장품·향수·주류·담배) 사업권을 반납했다. 1900억 원 수준의 위약금을 물게 됐지만 신라면세점 측은 “과도한 적자가 예상돼 지속운영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적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객단가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납부하는 조건의 10년(2033년까지) 사업권을 따냈지만, 면세시장 침체와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인천공항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다. 공항이 임대료 조정 요청을 거부하자 인천지방법원에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의 임대료를 40% 인하해 달라는 조정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임대료를 25% 인하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으나 인천공항 측은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불복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남은 영업장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인 명동점과 DF4(패션·잡화) 구역에 집중해 면세점 사업의 체질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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