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본시장 정보기술(IT) 구축을 이끌어온 코스콤이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손잡고 동남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거래소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며 한국형 자본시장 IT 인프라 확산에 힘쓰고 있다.
코스콤은 태국에서 차세대 청산결제 시스템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코스콤은 올해 4월 태국증권거래소(SET)와 차세대 청산결제시스템 개발 및 유지보수 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청산결제 제도를 반영하고 현·선물 시장 간 시스템을 분리해 상호 의존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장 중 위험을 감지하는 AI 솔루션과 사용자 친화적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경험(UI·UX)을 도입해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스템이 신규 상품 도입 및 제도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코스콤의 해외사업은 2008년 말레이시아 거래소 채권매매시스템(ETP) 구축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자본시장의 불모지로 불리던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한국형 자본시장 IT 시스템을 수출해 각각 2011년과 2012년 증권거래소 개장을 지원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슬람 금융상품 매매시스템(BSAS)과 파생상품 청산결제시스템(DCS)을 연이어 구축하며 금융 인프라 현대화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이슬람 금융상품 매매시스템 개발 사업은 장외에서 거래되던 이슬람 금융상품을 정규시장으로 유도한 최초의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2017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베트남 차세대 통합 증권시장 시스템은 올해 5월 성공적으로 가동했다. 이 프로젝트는 주식·채권·환매조건부채권매매(REPO)·선물 매매부터 청산결제까지 포괄하는 대형 사업이다. 코스콤 해외사업 중 단일 규모 기준 가장 큰 사례다.
동남아에서 시장을 개척한 코스콤의 해외사업은 이제 중앙아시아로 나아가고 있다. 코스콤은 아제르바이잔 매매시스템 및 글로벌 매매 패키지(2016년 가동), 우즈베키스탄 증시 현대화 프로젝트(2016년 완료) 등을 수행하며 한국형 자본시장 IT의 적용 범위를 여러 나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코스콤은 태국 청산결제시스템 개선, 말레이시아 BSAS 차세대 UI 재구축(2025∼2026년)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축적한 거래, 청산, 위험관리 노하우를 기반으로 아시아를 넘어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 시장 진출도 모색하는 것이다.
나용철 코스콤 자본시장본부장은 “태국 차세대 청산결제 프로젝트는 20년간 축적한 코스콤의 해외사업 경험을 집대성한 사례”라며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쌓은 노하우를 발판으로 AI와 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자본시장 IT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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