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ESG 경영대상] 지자체-공공기관도 도입 확산
‘K-ESG 경영대상’ 41곳 선정
그야말로 ‘ESG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선한 영향력을 발산하는 기업이 ‘돈쭐(돈으로 혼쭐내주는 구매 운동)’이 나고 일상에서 버려졌던 물품들이 재활용을 거쳐 ‘제로 웨이스트’로 팔리는 시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지자체를 막론하고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 500대 기업의 경영자 93%가 ESG에 관심을 가지고 유지 또는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환경(E)에 관한 관심이 82%로 압도적이었고 사회(S)와 지배구조(G)가 각각 9%로 나타났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도 이미 ESG 경영 여부를 강력한 투자 지표로 채택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속가능한 ESG 활동으로 기업 이미지 환기와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선 기업과 기관의 모범 사례를 널리 알리는 취지로 매년 ‘K-ESG 경영대상’을 선정, 시상한다. 올해로 4년째다. ESG 경영의 ‘모범생’들을 선정하는 이 행사는 각 기업·기관의 ESG 활동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평가받는지 알아보는 의미 있는 지표다.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기후에너지환경부·해양수산부·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행정안전부·외교부·문화체육관광부·성평등가족부·식품의약품안전처·공정거래위원회·동반성장위원회가 후원한다. 심사는 △환경 경영(E) 목표 및 정책 추진 △사회적 가치 창출(S) △지배구조 건전성 확보(G) 3가지 분야로 진행됐다.
심사 결과 한샘과 제너시스비비큐, 마리오쇼핑은 4년째 대상을 이어가며 ESG를 경영 전략을 넘어 사업 지향점으로 삼은 진정성을 보여줬다.
한국엡손과 유한대학교, 글로벌 패션 ODM 기업 한세실업, 상조업계에서 ESG 경영 시대를 본격 개막한 보람그룹,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멀츠 에스테틱스 코리아는 3년 연속 굳건한 선두를 지켰다. 롯데홈쇼핑은 2022년, 2024년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대상을 받았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인 BNK금융지주는 ‘포용 금융’을 내세우며 2년 연속 종합 ESG 부문 대상의 영예를 이어갔다. NH저축은행은 금융에 소외된 지역과 계층을 끌어안고 차별화된 녹색상품, 지역사회 상생 금융의 가치를 실현하며 2년 연속 대상을 거머쥐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임직원을 비롯한 고객,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ESG 경영에 앞장선 공로로 사회 ESG 대상을 차지했다.
한국 핵심 산업인 자동차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부품업계의 ESG 활동도 두드러졌다. 자동차 부품 기업 서진산업과 세원물산, 서연이화는 투명경영 및 인재육성, 사회공헌 등 전방위에서 ESG 경영을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글로벌 생활위생용품 전문기업 매직캔과 일명 ‘신선 비닐’로 불리는 ‘247팩’을 공급하는 씨앤케이는 환경 ESG 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을 가져갔다. 한국애브비는 버려지는 바이알(빈 병)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친환경 ESG 프로젝트 ‘뷰티업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환경보호에 동참한 공로를 인정받아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서대학교는 지난해 지배구조 부문에 이어 올해는 종합 ESG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대학 ESG 경영의 선도적 위치를 확고히 했다.
올해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ESG 경영 활동이 특히 부각됐다. 경기도 평택시는 역점 추진 중인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면서 사회 ESG 부문 대상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도 ‘주민이 이끄는 생활 속 탄소중립 도시’란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해 나가며 환경 ESG 부문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ESG는 이제 비용 아닌 경쟁력 핵심 요소”
[심사평] 전중옥 명예교수 부경대 경영학부
전중옥 명예교수 부경대 경영학부과거 ESG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SR)이나 마케팅의 영역으로 여겨졌다면 최근의 동향은 ESG가 이제 비용이 아닌 생존과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전환됐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대외적으로 해외 탄소중립 정책 시행 등 통상 규제와 압력이 가시화된 사실로도 ESG 컴플라이언스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닌 무역 장벽의 일부가 됐음을 입증한다.
그러나 대내적으로는 최근까지도 공시 의무화 로드맵 도입에 대한 혼선과 그린워싱(친환경 위장) 리스크의 증가 등으로 기업의 ESG 전략 실행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 정부는 국정과제 선정에 있어 전체 과제 중 약 16.3%를 ESG와 연계된 과제로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ESG가 국가정책의 핵심 프레임으로 자리 잡고 있을 뿐 아니라 국가 성장 전략과 산업구조 개편의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심사 결과 수상 기업의 업종별·규모별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ESG 전략 체계에 따른 실천이 체계적이고 구체적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 등의 노력이 그 예이다. 다만 공시 의무화 로드맵 지연, ESG 평가 기준의 불투명성, 글로벌 통상 및 규제 혼란, ESG 자원 집중의 한계 등의 내외부 요인들로 인해 계량화의 신뢰성 확보나 평가 대응에 있어서의 아쉬움이 과제로 남는다. ESG 경영은 더 이상 윤리적 선택이 아니므로 보여주기식 접근이 아닌 실행 중심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시 로드맵의 제시에 따라 데이터 관리 체계를 선제적이고 통합적으로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ESG를 조직 내부에 체계적으로 내재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ESG는 다방면에 걸친 과제를 포함하므로 각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 결국 ESG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특히 내부 구성원과의 공동체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의지와 전방위적 실천이 필수적이다.
동아일보의 ‘2025 K-ESG 경영대상’은 ESG 경영을 모범적으로 실천해 지속가능 경영의 가치를 제고시키며 나아가 사회와 공유하는 경영 문화 확산에 기여한 기업 및 기관·단체를 발굴하고 알리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평가 및 선정에 있어 실질적인 ESG 경영 실천 및 실행력에 중심을 두고 심사해 부문별로 최종 수상 기업 및 기관·단체를 확정했다. K-ESG 경영대상 수상사들의 ESG 가치 경영 노력과 실천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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