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삼대청’ 291개 단지 토지거래허가 푼다…재건축 14곳만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2일 17시 34분


서울시,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내일 즉시 해제
“집값 오를 것” “하방압력도 크다” 전망 엇갈려

13일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4.6.13/뉴스1

국제교류 복합지구 인근 이른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 단지 291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다. 지정 5년만이다.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정비사업 구역과 대치 은마아파트, 잠실 주공5단지 등은 구역 지정이 유지된다.

● 잠실 삼성 대치 청담 등 해제


서울시는 12일 오후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안을 승인했다. 조정안은 13일 공고 후 즉시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가격 급등 우려 지역에서 투기를 막기 위한 제도다. 집을 살 경우 2년 실거주 의무가 있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일명 ‘갭투자’를 할 수 없다.

해제 대상은 2020년 지정된 송파구 잠실, 강남구 삼성·대치·청담 등 국제교류 복합지구 인근 4개 지역 소재 아파트 305개 단지 중 291개 단지다. 국제교류 복합지구는 강남구 코엑스부터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까지 이어지는 국제 비즈니스, 관광 특별 개발 지역이다.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사업지 중 조합설립 인가를 마친 단지도 해제 대상이다. 중구 신당동 236-100, 중랑구 면목동 69-14, 양천구 신정동 1152, 강서구 방화동 589-13, 강동구 천호동 167-67, 강북구 미아동 8-373 일대 등 6곳이다. 2027년까지 총 59개 사업지에서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도 순차적으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 정비사업을 시가 지원해 통상 5년 이상인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2년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다.

투기 거래 우려 단지들은 해제에서 제외됐다. 대치동 은마, 미도, 개포우성 1·2차, 잠실 주공 5단지, 우성 1·2·3·4차 등 국제교류 복합지구 안에서도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재건축 추진이 활발한 14개 단지다.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 성수동과 투기과열지구(강남·서초·송파·용산구) 내 주요 재건축·재개발 구역도 빠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도입됐지만 그 효과는 적고 시민 재산권 피해만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안정화 효과는 2~3년이면 상당 부분 사라지는 것으로 관련 용역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다”라며 “다만 해제 이후 집값이 다시 과도하게 오른다면 한시 재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해제 기대감만으로 1억 5000만 원 ↑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이 1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심의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안전진단이 통과된 개포 우성·은마·청담 현대 등 재건축 아파트 14곳(1.36㎢)은 재건축 추진 기대에 따른 투기 과열 우려가 있어 지정을 현행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2025.2.12 (서울=뉴스1)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이 1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심의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안전진단이 통과된 개포 우성·은마·청담 현대 등 재건축 아파트 14곳(1.36㎢)은 재건축 추진 기대에 따른 투기 과열 우려가 있어 지정을 현행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2025.2.12 (서울=뉴스1)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지역에서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지난달 오세훈 시장이 해제를 예고하면서 시장 반응이 나타났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한 달 동안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59㎡ (18평) 호가가 21억5000만 원에서 23억 원까지 1억5000만 원가량 올랐다. 계약 당일 1억 원을 올려 거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제 지역의 대단지 신축·준신축의 매수세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치동 은마 등 주요 재건축 단지는 여전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보니 갭투자가 가능한 인근 대단지로 수요가 쏠릴 것이라는 얘기다. 재건축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적은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삼성동과 잠실은 일대 개발 계획과 맞물려서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체 집값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해제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면 이런 분위기가 수도권 일부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쳐 집값도 견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은 “부동산 시장 하방 압력 요인이 해제 효과보다 크게 작용해, 가격이나 거래량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잠삼대청#도시계획위원회#압여목성#토지거래허가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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