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해 밝았다”…대한항공, 아시아나 합병 끝낸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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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월14일 이전에 대한항공 합병 승인 결론
EU 허들 넘으면 美·日 기업 결합 승인 낙관 분위기
조원태 회장 “올해 아시아나 인수 마무리 예상”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1976년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대표가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끝내고, 세계 7위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당장 1차 관문은 내달 14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 승인이다. 기업 결합에 부정적 모습을 보여왔던 EU 경쟁당국의 승인을 얻어내면 미국과 일본 등 남은 경쟁당국 승인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미국, EU, 중국, 일본, 터키,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4개국으로부터 기업 결합 심사를 진행해 왔다. 현재 나머지는 모두 심사에서 통과했고, 남은 국가는 EU, 미국, 일본 뿐이다.

대한항공은 EU에 제출한 시정안에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등 자사 14개 유럽 노선 중 4개 노선 반납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안을 담았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합병에 부정적 모습을 보여온 EU를 설득하기 위해 다양한 시정조치 방안을 제출했지만 EC에서 이를 거부해 아시아나항공 전체 화물사업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EU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EU는 지난해 공지를 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올해 2월 14일까지 결론 짓는다는 방침이다. 화물 사업에 대한 독점 우려를 해소한 만큼 EU가 합병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EU 승인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조원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내다보며 통합 항공사 출범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스케줄은 합리적으로 재배치되고 여유 기재는 새로운 취항지에 투입할 수 있다”며 “고객들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 전망처럼 EU가 기업 결합 심사를 승인하면 합병후 여객·화물 노선 독점을 우려하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비교적 수월하게 합병 허가를 받아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에 합병 승인을 요청하기 위해 대체 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를 앞세우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보유 기재와 조종사, 승무원을 에어프레이미아에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합병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인 일본 경쟁당국 심사도 중복 노선을 반납하는 방안을 추진해 무난히 합병 승인을 얻어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과 한국은 항공자유화협정을 맺은 만큼 일부 노선 및 슬롯 반납 파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EU 합병 승인이 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합병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며 “물리적 결합은 이르면 올해 안에 가능하고, 양사 직원 재배치 등 화학적 결합은 2030년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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