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일보다 먼저 중동 6개국과 FTA 일괄 타결… ‘新 중동붐’ 확산 기대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8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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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6개 국가로 이뤄진 걸프협력이사회(GCC)와 협상 개시 15년 만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최종 타결했다. 한국과 GCC간 이번 FTA 타결로 자동차, 무기, 조선 등 한국 수출 품목의 76%에 이르는 관세가 20년 안에 모두 철폐된다. 작년 기준으로 GCC 6개국 전체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9위 규모다. 한-GCC 간 교역액은 1026억 달러로 중국, 아세안, 미국, EU에 이어 한국의 5번째 교역 대상이다.

28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서울에서 자심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 GCC 사무총장과 한국-GCC FTA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안 본부장은 “이번 GCC와의 FTA 타결은 신(新) 중동 붐 확산의 주요 계기가 됐다”고 했다.

GCC와의 FTA 타결 결과 GCC 측은 한국산 수입 품목 7879개 중 6024개(76.4%)의 관세를 즉시·5년·15년·20년 등으로 나눠 철폐한다. 국내 기업이 관세 혜택을 가장 많이 볼 것으로 기대되는 자동차는 배기량별로 15년과 20년 안에 철폐되고 무기류 중 권총·박격포·곡사포 등은 즉시, 로켓 발사기·무기류 부품은 5년, 미사일·전차·장갑차는 20년 안에 철폐된다.

한국은 GCC산 수입 품목 1만2242개 중 1만1012개(89.9%) 관세를 20년 안에 모두 철폐한다. 암모니아와 헬륨, 질소비료 등 관세는 즉시 철폐되고 액화석유가스(LPG), 벙커C유는 각각 5년과 10년 안에 철폐된다. 한국 수입액 중 GCC산이 38.7%를 차지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관세는 단계적으로 줄어 15년 뒤 사라진다. 다만 양측의 관세 철폐 균형을 맞추기 위해 GCC산 나프타 관세는 50%만 감축하고, 원유는 감축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의 전체 GCC 수입 품목 중 원유는 수입액 기준 68.1%를 차지한다.

GCC와의 FTA 협상은 2008년 7월 개시해 2010년 중단됐다가 2022년 1월 재개됐다. 한국은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에 이은 GCC의 세 번째 FTA 타결 국가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조 품목 외에 의약품과 의료기기, 농축수산물에서도 관세가 철폐됐다”며 “거대 GCC 시장을 미국, 중국, 일본보다 선점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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