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부모는 누굴까’ 뿌리를 찾는 여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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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입양인들

스웨덴으로 입양된 쌍둥이 자매 마리아 망누손 씨(일순)와 안나 씨(이순)가 인터뷰 중 밝게 웃고 있다
스웨덴으로 입양된 쌍둥이 자매 마리아 망누손 씨(일순)와 안나 씨(이순)가 인터뷰 중 밝게 웃고 있다
2023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에 참가한 안나(안나 엘리사베트 이순 할세트 엘베브라텐)는 1974년 2월, 한국에서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쌍둥이 자매와 함께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그녀들은 양부모에게 유일한 자녀였다. 양부모는 그녀들을 사랑했다. 안나는 “사랑이 넘치는 화목한 가정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뿌리를 찾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최대한 스웨덴 사람이 되려고 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여행도 다녔다.

뉴질랜드 여행을 하다 남편을 만났고, 대학을 졸업한 후 뉴질랜드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슬하에 딸과 아들을 한 명씩 뒀다.

엄마가 되고 나니 친부모가 생각났다. 갓난아기를 이역만리 먼 곳으로 떠나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것은 ‘사랑’이었다. 좋은 환경, 좋은 가정에서 자라나기를 바라는 사랑. 이것이 안나가 내린 결론이다. 안나는 “친부모를 만나면 ‘행복하게 살았다’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3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는 그녀에게 새로운 기회가 됐다. 그녀는 한국이 궁금하다. 한국이 어떤 나라이고, 어떤 문화와 역사를 가졌고,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자신이 입양되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를 상상해 보기도 했다.

한국 방문이 이번이 처음이지만, 조금씩 알아가기로 했다. 조만간 남편, 양부모와 함께 다시 한국을 찾을 계획도 세웠다.

프랑스 양부모를 모시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로랑 뒤물랭 씨(오른쪽) 가족이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랑스 양부모를 모시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로랑 뒤물랭 씨(오른쪽) 가족이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랑 뒤물랭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입양동포단체인 ‘한국의 뿌리’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1982년생인 그는 4개월 때 프랑스로 입양됐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부모는 입양 서류를 그에게 공유해 줬지만 한국의 문화나 그 외 다른 정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28세 때 입양동포를 위한 한국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전북 전주에 가서 친부모와 삼촌, 누이, 할머니까지 많은 가족과 친척들을 만났다.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도 갔다.

그는 친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의 감정을 “굉장히 감동적이었다”라고 표현했다. 특정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었지만 그건 분명 감동이었다.

2023 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를 계기로 그의 양부모도 한국을 방문했다. 양부모와 함께 한국을 여행하는 것은 그의 가장 큰 소원이었다. 양부모들이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가 오랫동안 봉사하고 있는 ‘한국의 뿌리’는 입양동포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한다. 입양동포 간의 관계 형성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큰 가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한국 정부 및 다양한 단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입양국가와 출생국가 사이에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입양인#세계한인입양동포대회#한국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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