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 눈앞… 휘발유 가격 10주째 올라 물가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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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감산에 中 수요증가 겹쳐
브렌트유 94.43달러, 또 연중최고
연내 배럴당 100달러 돌파 전망도

산유국 감산에 이어 중국 경제지표 호전으로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0주 연속 오르면서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1.48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71센트(0.78%)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14일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는 등 연일 상승세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50센트(0.53%) 오른 배럴당 94.43달러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국제유가 상승은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호전된 영향이 컸다. 최대 원유 수요국인 중국이 최근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가운데 지난주 발표된 8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지표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원유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7월부터 연말까지 하루에 각각 100만, 3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해 국제유가 상승을 촉발했다.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유회사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에드 모스 애널리스트도 “지정학과 기술적 거래 요인이 유가를 잠깐 동안 100달러 이상으로 밀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유가는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10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776.4원으로 전날보다 3.41원 올랐다. 경유는 L당 1676.89원으로 전날보다 4.02원 상승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7월 둘째 주부터 상승세로 바뀐 뒤 계속 오르고 있다. 9월 둘째 주까지 10주 연속 올랐다. 이런 추세면 추석 연휴를 전후해 휘발유 가격이 L당 1800원, 경유는 17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유가가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4% 올랐는데, 이 중 농산물 가격은 폭염과 폭우 등의 영향으로 5.4% 치솟았다. 정부는 10월 이후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국제유가 동향이 심상치 않아 이 같은 전망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국제유가#100달러#휘발유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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