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계약 누적 92조 넘어
포스코퓨처엠이 LG에너지솔루션에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양극재를 30조 원어치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앞서 삼성SDI와도 40조 원어치 납품 계약을 맺은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산 배터리 원자재 사용 비율을 낮추도록 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효과를 누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7년 동안 LG에너지솔루션에 30조2595억 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26일 공시했다. 연평균 약 4조3000억 원이다. 배터리 소재 관련 계약 중 국내 최대 규모였던 1월 삼성SDI와의 10년간 40조 원 양극재 공급 계약보다 전체 규모는 작지만, 연평균으로는 더 많다. 포스코퓨처엠이 올해 맺은 계약 2건을 합하면 연평균 규모(8조3000억 원)가 지난해 매출액(3조3019억 원)의 2.5배에 이른다.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계약 누적 금액은 92조 원을 넘어서게 됐다.
납품하기로 한 소재는 하이니켈 NCM·NCMA 양극재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니켈 비중을 극대화해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용량을 높이고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함께 사용해 안정성과 출력을 보완한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양극재를 국내외 공장에서 배터리셀로 가공해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에 넘기게 된다.
포스코퓨처엠은 LG에너지솔루션과 2011년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두 회사는 2020년 1조8533억 원어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포스코퓨처엠은 또 2022년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스와도 22조 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IRA 시행 후 중국산 외 배터리 소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IRA 세부지침에 따르면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북미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사용 및 가공한다는 등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한 전기차에만 7500달러 보조금을 준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포스코퓨처엠 등 한국 기업이 생산한 양극재를 사용하면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당분간 추가 협력 사례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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