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MWC 총공세’… 광고 도배-최대 전시관 꾸려 삼성에 도전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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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개막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7일(현지 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은 중국 
기업들의 위용이 특히 거세다. MWC 전시장에서 가까운 지하철 피라역에는 샤오미 신작 스마트폰 광고가 벽면에 도배돼 있다(위쪽 
사진). 화웨이는 이번 MWC에 참석한 2000여 개의 기업과 기관 중 가장 큰 약 9000㎡ 규모의 전시관을 냈다.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뉴스1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7일(현지 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은 중국 기업들의 위용이 특히 거세다. MWC 전시장에서 가까운 지하철 피라역에는 샤오미 신작 스마트폰 광고가 벽면에 도배돼 있다(위쪽 사진). 화웨이는 이번 MWC에 참석한 2000여 개의 기업과 기관 중 가장 큰 약 9000㎡ 규모의 전시관을 냈다.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뉴스1
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라역에 도착한 지하철 차량 문이 열리자 중국 샤오미의 신형 스마트폰 ‘샤오미 13 시리즈’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역사 내부 벽면을 가득 채운 홍보물엔 카탈루냐어로 ‘la nostra obra mestra(우리의 걸작)’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샤오미가 독일의 유명 광학기기 업체 라이카와 협업해 신형 스마트폰에 최첨단 카메라를 탑재했다는 것을 알리는 광고물이었다.

피라역은 이날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의 전시장 ‘피라 그란 비아’를 오가는 방문객들이 지나는 공간이다. 이 역의 승강장, 개찰구, 출구 등 모든 공간이 샤오미 13 시리즈 광고로 도배된 것이다.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MWC 2023에 얼마나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지 짐작하게 했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MWC 2023이 열리는 피라 그란 비아의 첫 번째 전시장으로 들어가자 중국 화웨이의 전시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화웨이는 MWC에서 삼성전자의 5배 규모인 약 9000㎡ 면적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MWC에 참여한 전 세계 2000여 개 기업, 기관 중 가장 큰 규모다. MWC 개막과 동시에 화웨이 1층 전시관과 2층 회의 공간은 방문객들로 순식간에 들어찼다.

중국을 대표하는 ICT 기업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3’과 대조적이다. 미중 갈등 등의 여파로 올해 CES에 참여한 중국 기업 수는 480여 곳에 머물렀다. 2018년 1550여 곳이 참여한 데서 크게 줄었다.

반면 유럽 국가인 스페인에서 열린 MWC에선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각종 신제품과 첨단 기술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대규모 전시관을 꾸렸다. MWC에 방문한 한국 ICT 업계 관계자는 “CES에서 자취를 감췄던 중국 기업들이 미국을 벗어나 유럽에선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ICT 기업의 가장 큰 목표는 유럽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다. 출하량 기준 샤오미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유럽 시장 점유율은 17.2%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증가했다.

화웨이의 자회사 ‘아너’는 MWC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시리즈처럼 책을 접듯이 가로로 접는 스마트폰 ‘매직 Vs’를 공개했다. 아너의 공식 홈페이지에 “삼성이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스마트폰을 평평하게 접는 기술을 구현했다”는 사용 후기 영상이 공개됐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기술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 점유율 4위인 중국 오포도 갤럭시 플립과 비슷한 형태의 ‘오포 파인드 N2 플립’을 공개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MWC 개막 전날인 26일 바르셀로나에서 스마트폰 샤오미 13 시리즈와 함께 소음 차단 기술을 적용한 무선 이어폰,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기기, 전동 이륜차 등의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ICT 업계는 5세대(5G) 통신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 기업이 공개할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 기술도 주시하고 있다. 그간 차세대 네트워크 경쟁에서 뒤처졌던 미국이 2028년을 기점으로 6G 상용화에 나설 계획을 밝히자 중국 기업은 전 단계인 ‘5.5G’를 내세워 통신 기술을 구현한다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화웨이의 통신 장비·솔루션 부문 리펑 회장은 MWC 개막 전 기조연설에서 “우리의 5G 기술은 지능형 세계의 문을 열었고 5.5G로 도약하는 것은 이 여정의 핵심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MWC에서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속도를 내는 5.5G 서비스를 2025년부터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6G 시대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기술을 구현하고 위성통신도 결합할 것이라는 전략도 전시관에서 소개했다.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mwc 총공세#전시관#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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