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세무-의료… 스타트업-직역단체 계속되는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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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기존 사업 갈등]
의회, 부동산 관련 ‘직방금지법’ 추진… 세금 환급 돕는 ‘삼쩜삼’은 검찰조사
소송 휘말리면 스타트업 생존 위협, 업계 “국민편익 기준으로 판단해야”

혁신 서비스를 내놓는 스타트업에 대한 직역단체의 잇따른 소송과 법적 분쟁 반복은 로톡 같은 법률 플랫폼만의 상황이 아니다.

부동산 플랫폼 시장에서는 ‘직방금지법’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표 발의한 ‘공인중개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일명 직방금지법)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에 공인중개사 회원에 대한 독점적 감독 권한을 주는 내용으로, 부동산 분야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수석전문위원실은 16일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취지는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특정 협회의 법정 단체화는 자유로운 단체 설립·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도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한공협은 ‘우대빵’ ‘다원중개’ 등 여러 프롭테크(부동산과 기술의 결합) 업체들을 고소·고발하면서 갈등을 빚어 왔다. 한공협은 ‘직방’이 지난해 3차원(3D) 매물 중개 등 간접 중개 서비스를 시작하자 ‘대형 부동산 플랫폼의 중개업 진출 결사반대’ 성명서도 냈다.

기크(Geek·임시) 노동자와 프리랜서의 소득 신고와 세금 환급을 돕는 ‘삼쩜삼’ 서비스를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세무사회는 삼쩜삼이 무자격 세무대리, 불법 광고라며 경찰에 고발했다가 무혐의 결정을 받자 이의신청서를 냈다. 비대면 의료 앱을 통해 약 배달을 하는 ‘닥터나우’와 성형외과 수술비를 공개하는 ‘강남언니’(힐링페이퍼)도 각각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투자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직역단체의 불필요한 소송에 휘둘리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모든 건 국민 편익의 기준에서 판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스타트업#직역단체#직방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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