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신입사원 1000명과 고민 나누고… 이재현은 ‘MZ사원 동기 캠프’ 각별히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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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가 바라본 기업, 바라는 기업]
김동선, 직원들과 식당메뉴 개선 등
대기업 총수들, 친MZ 활동 활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초 열린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중순에도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온·오프라인으로 1000여 명의 신입사원과 대화를 나눴다(위쪽 사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특별 
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워라밸 지원 등 체질 변화를 강조하는 ‘2023 중기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각 사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초 열린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중순에도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온·오프라인으로 1000여 명의 신입사원과 대화를 나눴다(위쪽 사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특별 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워라밸 지원 등 체질 변화를 강조하는 ‘2023 중기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각 사 제공
“회장님의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뭔가요?”

“한밤중에 자유를 느끼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겁니다.”

지난달 중순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 신입사원과 주고받은 대화다. 현장에서 최 회장을 만난 100여 명의 신입사원을 포함해 온라인까지 1000여 명의 신입사원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더 행복해지기 위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2시간 동안 최 회장과의 소통 시간이 이어졌다. 그룹 회장이 직접 신입사원과의 격의 없는 소통을 확대하고, 신입사원들에게 소속감과 자부심을 심어준다는 취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른 신입사원이 “만약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묻자 최 회장은 “창업을 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사람 최태원으로 고민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인류 공통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최근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MZ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소통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MZ세대가 기업의 주축 구성원이 되며 총수들에게 이들과의 소통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 구성원 절반 이상이 MZ세대이고, 이들이 기업을 이끌어 가기 때문에 총수들의 소통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MZ세대 사원들을 직접 만나는 ‘CJ 온리원 캠프’를 각별하게 챙기고 있다. ‘온리원캠프’는 입사 이후 각 계열사로 흩어졌던 입사 2, 3년 차 동기들이 3박 4일을 함께하며 재충전을 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다. 이 회장은 팬데믹 이후 대면행사 제한으로 ‘온리원 캠프’가 잠정 중단되기 전까지 기회가 될 때마다 직접 참석해 자유로운 질의응답 형식으로 대화를 나눠 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최근 자신의 사무실로 주니어 직원 20여 명을 초청했다. 자사가 운영하는 중식당의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을 함께 맛보며 자유롭게 맛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직원들은 탕수육의 바삭한 식감과 소스의 단맛 등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고 실제 한화그룹이 운영하는 중식당 메뉴에 곧바로 반영됐다. 시식회에 참석한 한 30대 직원은 “공식적인 회사 행사를 빼면 경영진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가 실제 사업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총수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기업에 대한 MZ세대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대기업 퇴사 후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정모 씨(34)는 “과거에는 기업을 떠올리면 수직적인 조직문화와 재벌가 세습이 먼저 떠올랐다”며 “요즘에는 총수나 사장에 대한 ‘퍼스널 마케팅’이 이들을 친숙한 이미지로 만들어 주다 보니 기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연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최태원#김동수#친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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