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현장이 원하는 디지털 인재 키워, 취업-창업 연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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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산업진흥원 청년취업사관학교

청년취업사관학교 금천캠퍼스에서 열린 ‘기업 데이터를 활용한 AI 취업 부트캠프’ 프로그램의 수강생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 제공
청년취업사관학교 금천캠퍼스에서 열린 ‘기업 데이터를 활용한 AI 취업 부트캠프’ 프로그램의 수강생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 제공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 정도 서비스업에 종사했습니다. 30대를 앞두고 나만의 전문 분야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됐습니다.”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청년취업사관학교 강서캠퍼스에서 만난 ‘마케팅 기반 멀티미디어콘텐츠 크리에이터 과정’ 수강생 하성하 씨(28)는 수강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7일 문을 연 강서캠퍼스에는 ‘마케팅 기반 멀티미디어콘텐츠 크리에이터 과정’과 ‘데이터 기반 디지털 마케팅 실전 취업 원패스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약 70명의 수강생이 강의장에 모여 강사의 지도에 맞춰 포토샵, 프리미어 등의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웠다. 하 씨는 “강사가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지도해주는 덕분에 비전공자임에도 잘 따라 갈 수 있다”며 “그 덕분에 콘텐츠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꿈을 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 러닝메이트 등 동료 학습 제공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서울 거주 청년 구직자에게 소프트웨어 개발 등 디지털 신기술 분야 실무 교육을 제공하고, 취·창업을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구직자와 디지털 신기술 분야 전문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기업의 미스매칭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SBA) 주도로 2020년 탄생했다. 청년취업사관학교의 브랜드명인 ‘새싹(SeSAC)’은 ‘서울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eoul Software Academy)’의 약자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한 ‘싹’을 틔우고 성장시켜 개발자를 꿈꾸는 청년들이 실제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차별화된 교육 방법을 통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먼저 커리큘럼을 구성하기에 앞서 4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기술을 체계적으로 파악한다. 이에 따라 일자리 수요가 확실한 분야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가능해져 취업률이 높은 편이다. 또한 대규모 클래스 외 대기업 출신 개발자·현업 실무 전문가가 이끄는 소규모 집중 클래스도 개설해 밀도 있는 교육을 진행 중이다.

그런가 하면 일방향으로 진행되는 강의형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싹 러닝메이트’ 제도를 운영 중이다. 새싹 러닝메이트는 같은 과정 수강생끼리 그룹을 지어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스터디 모임으로 서울산업진흥원이 학습·프로젝트 진행비를 지원한다. 수강생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서울 영등포 캠퍼스의 경우 총 280명의 교육생 중 31개 그룹 187명이 러닝메이트에 참여했고 금천 캠퍼스에서는 총 170명 중 23개 그룹, 116명이 참여했다. 러닝메이트 제도에 따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최근 금천 캠퍼스에서 새싹 러닝메이트로 함께 공부한 팀이 국내 인공지능(AI) 개발자 경진대회인 데이콘(DACON)에 참가해 712개 팀 중 7위(상위 1%)에 오르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 러닝메이트 멤버 중 한 명인 조욱현 씨(32)는 “혼자 공부할 때는 강의를 듣고 나서 배운 코드를 복습하는 것이 전부였다면 러닝메이트가 생기면서 같이 새로운 코드도 고민하고 대회도 나가는 등 시너지가 생겼다”며 “함께 스터티룸에 모여 참고 자료를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코드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확 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기업이 교육에 직접 참여
청년취업사관학교의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글로벌 과정’을 들 수 있다. 청년취업사관학교 금천 캠퍼스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과정의 경우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와 AWS(Amazon Web Service)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SAP 측은 교육 과정의 효과적 운영을 위해 10월 독일 SAP 본사의 리즈 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찾을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이 교육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할 경우 SAP코리아로의 취업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서울산업진흥원은 설명했다.
○ 대기업 연계 기업 맞춤형 교육도 진행
차별화된 교육 커리큘럼과 실제 기업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 덕분에 청년취업사관학교는 개교 이후 높은 취업률을 유지하며 성장 중이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2020년부터 2021년 말까지 36개 취업 과정에서 총 686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2022년에는 7개의 캠퍼스에서 약 1150명이 취업 과정에 참가하고 있다. 취업률 역시 높은 편이다. 서울산업진흥원에 따르면 12월 중순 기준, 올해 청년취업사관학교 교육을 수료하고 일자리 연계를 지원받은 교육생의 73.9%가 취·창업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의 채용 수요에 맞춘 기업 맞춤형 교육도 선보였다. 올해 10월 말 개관한 용산캠퍼스에서는 대규모 채용 수요가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그 니즈를 반영한 ‘채용연계형’ 과정을 개설했다. 국내 대기업인 웅진씽크빅과 연계해 해당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의 70%를 웅진씽크빅이 직접 채용하는 형태다. 또한 12월 말 개관 예정인 강동캠퍼스는 인재 채용 수요 증가를 반영한 ‘언리얼엔진 게임 개발자 양성과정’을 도입해 개강을 앞두고 있다. 한편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창업 지원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강동캠퍼스가 운영하는 ‘디지털 트레이드 엑스퍼트 과정’은 교육생 중 70% 이상이 창업을 준비할 정도로 창업에 대한 수강생들의 관심도 높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서울산업진흥원 청년취업사관학교#디지털 인재#취업#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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