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24시]폭우에 끊이지 않는 맨홀 안전사고… 검증받은 제품으로 안전설계 해야

  • 동아일보

[강소기업이 미래다]

콘크리트 시공사례.
콘크리트 시공사례.
8월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서울 서초구 일대에 물이 불어나면서 하수도 맨홀 뚜껑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열려 2명이 실종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통상 하수도 맨홀 뚜껑은 무게가 약 63kg으로 하수관 내부에 빗물이 가득 차기 전에는 열리지 않는다. 서울시는 그동안 침수지역, 역류 발생 구간 등에 잠금 기능이 있는 특수 맨홀 뚜껑을 설치했다고 밝혔으나 설치 구간은 미미했다. 일반 맨홀 뚜껑(비잠금형)은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가 내릴 시 내부 수압을 버티지 못한다.

이번 사고로 인해 맨홀이 이탈할 경우, 낙상사고를 방지할 만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지하관로로 사람이 빠질 경우 실종자의 위치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집중호우 이후 서울시가 맨홀 뚜껑 아래에 그물, 철 구조물 등 추락 방지시설 설치를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추락방지용 속뚜껑은 2019년 환경부 고시로 의무설치사항이지만 시행되고 있지 않고 사고 직후부터 맨홀 뚜껑 바로 아래 그물, 철 구조물 등 ‘맨홀 추락 방지 시설’ 도입 등 시범 설치에 나선 것이다.

현장에서는 기존에 있던 제도를 활용하지 않아 벌어진 참사라는 반응도 나온다. 맨홀 출입 전 질식 위험을 재인지할 수 있도록 속뚜껑 형식의 안전표지판을 설치하고 안전 문구를 표시하도록 설계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는데, 이와 같은 제도가 제대로 적용됐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상흑연주철 받침에 천공한 시공사례.
구상흑연주철 받침에 천공한 시공사례.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맨홀 내 추락방지용 속뚜껑 중에서도 콘크리트 부위에 천공, 설치하여 쓰는 제품의 경우 인장 및 연결 강도가 낮아 크리프 현상(장기간의 지속적인 하중에 따라 변형이 일어나는 현상) 및 백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복하중을 받는 도로에서는 특히 위험한 현상이며 수분의 이동으로 균열이 가속화되어 재시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범 설치 제품에 대한 공개와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 등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이기도 하다. 맨홀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점검에 들어간 현 시점에 검증받은 제품을 중심으로 안전하게 시공해야만 서울시 맨홀 추락 사망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한편 침수 사태를 겪은 서울시는 저지대 등 침수취약지역, 하수도 역류 구간 등에 그물 형태의 맨홀 안전장치를 우선 설치할 계획과 함께 재난관리기금 등을 통해 사업비를 확보해 자치구에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방침도 세우고 있다. 국민의 안전, 그리고 혈세와 관련된 이슈인 만큼 전국 단위의 폭넓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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