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부터 마케터까지… 가상 인간 ‘루시’ 광고 업계 선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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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스페셜]
롯데홈쇼핑

가상인간 ‘루시’가 쌍용차 ‘토레스’ 신차 발표회에서 마케터로 데뷔하는 모습. 롯데홈쇼핑 제공
가상인간 ‘루시’가 쌍용차 ‘토레스’ 신차 발표회에서 마케터로 데뷔하는 모습. 롯데홈쇼핑 제공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마케팅 시장 성장세에 브랜드 홍보 모델로 연예인, 인플루언서보다 가상 인간을 내세우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와의 소통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1년의 개발 기간을 통해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가상 인간을 선보였다. 1월에는 ‘디지털휴먼팀’을 신설해 가상 인간을 미래 신사업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상 인간 ‘루시’, 더욱 정교해지기 위해 기술 고도화 지속


‘루시’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모델이자 자동차 디자인 연구원으로 지난해 2월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해 현재 8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름은 라틴어로 ‘빛나는(luscious)’이라는 뜻으로, 롯데홈쇼핑 임직원들이 직접 네이밍에 참여했다. 외형 또한 MZ세대들이 선호하는 특성을 조합해 디자인하는 등 임직원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제작 기술도 기존 가상 인간들과 차별화하여 딥페이크 방식이 아닌 피부 솜털까지 보이도록 하이퍼리얼리즘 모델링을 통해 섬세하고 매력적인 표현이 가능한 3D 에셋 방식을 도입했다. 대역 모델이 특정 장소에서 찍은 사진에 루시의 에셋을 합성한 후 광고, 영화에서 주로 활용되는 시각특수효과(VFX)기술을 활용해 현실에 가깝게 보정하는 방식이다.

또한 ‘루시’를 실제 인간과 가까운 수준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국내 최고 메타버스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1월에 국내 13개 ICT 전문 기업 및 전문가들과 ‘메타버스 원팀’을 구성했다. ‘루시’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AI형 디지털 휴먼으로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시각 특수효과 기업 엔진비주얼웨이브, 카이스트 등과 메타휴먼(META Human) 개발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실감형 영상 제작 스타트업 ‘포바이포’와 협업해 ‘3D 루시’를 구현했다. 강남역 인근 대형 전광판에서 3D 기술과 아나모픽 기법(입체적 광고표현기법)을 활용한 디지털 아트를 선보였다.

엔터테이너부터 자동차 마케터 데뷔로 활동 영역 확대


‘루시’는 올해부터 SNS 마케팅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소속 아티스트로 전속 계약을 체결해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을 본격화한다. 방송 광고, TV 드라마 출연 등 다양한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다. 5일에는 최초로 음성을 공개하며 자동차 디자인 연구원이라는 루시의 세계관과 메타버스를 접목한 쌍용자동차 ‘토레스’ 신차 발표회 마케터로 데뷔했다.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된 발표회는 자동차 전문 기자 등 300여 명의 관계자와 온라인을 통해 약 2만 명이 시청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루시’의 음성으로 10분간 ‘토레스’의 △포지셔닝 △타깃 △디자인 △안전성 △편의 사양 △트림 및 가격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차량에 직접 승하차, 시연하는 모습 등도 선보여 ‘가상인간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설명이 명쾌하고 깔끔하다’ 등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루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3개월간 모델링 기획부터 3D 에셋 방식, 시각특수효과(VFX), 음성 합성 기술을 도입했다. 관련 영상은 쌍용자동차 공식 유튜브 등 SNS에서 공식 홍보 영상으로 활용된다.

전시회, 영화 홍보 등 SNS마케팅 인기


‘루시’는 국내외 유명 F&B 브랜드, 패션 플랫폼, 주얼리 브랜드와의 협업 SNS마케팅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롯데홈쇼핑 초대형 쇼핑 행사인 ‘광클절’의 홍보 모델로 선정했다. 영화 ‘여인의 향기’ OST 음악에 맞춰 탱고 춤을 추는 30초 분량의 홍보 영상을 공개해 약 220만 뷰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 전시회, 영화 홍보에도 참여하는 등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4월에는 서울 명동에서 진행된 ‘레전더리 루이비통 트렁크’ 전시회에 ‘루시’가 VVIP로 초청됐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 200여 점의 오리지널 트렁크, 공예품과 역사적 인물들이 소유했던 작품들과 연관된 스토리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이색 전시회이다.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과 아트 티렉터 ‘오민’과 만나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등을 ‘루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신성빈 롯데홈쇼핑 마케팅본부장은 “이번 쌍용자동차 신차 발표회를 시작으로 루시의 활동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향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AI형 디지털 휴먼으로 고도화해 국내 버추얼 휴먼 마케팅 시장을 선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da 스페셜#da#롯데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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