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서 직접 전기차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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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공장에 3720억원 들여 GV70 전기차 모델 라인 추가
싼타페 하이브리드도 현지 생산… 미국내 친환경차 판매 확대 나서

12일(현지 시간) 케이 아이비 미국 앨라배마 주지사(오른쪽)와 김의성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
 법인장(가운데)이 현대차의 친환경차 생산 협약식을 열고 기념 촬영을 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 앨라배마 주정부 제공
12일(현지 시간) 케이 아이비 미국 앨라배마 주지사(오른쪽)와 김의성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 법인장(가운데)이 현대차의 친환경차 생산 협약식을 열고 기념 촬영을 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 앨라배마 주정부 제공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3억 달러(약 3720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현대차가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에 나서는 것으로, 현지 전기차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앨라배마 주정부는 현대차 미국법인이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에 친환경차 생산 공정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모델,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새로 생산하게 된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10월, GV70은 12월부터 생산돼 내년 상반기(1∼6월)부터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 본부장도 이날 뉴욕 오토쇼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앨라배마 주정부는 “우리의 친구 현대차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미국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미국의 친환경차 제조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바이 아메리칸’은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에 참여할 때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으려면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현재 55%인 이 비율을 2029년까지 75%로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현대차그룹의 주력 전기차는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친환경 차랑 판매를 늘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분기(1∼3월) 미국에서 전기차 1만5724대, 하이브리드차 2만8449대 등 4만4339대의 친환경차를 팔며 1년 전보다 213.6%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지난달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58%인 53만 대를 전기차로 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 발표를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신공장 투자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기차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 추가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미국에 74억 달러(약 9조1760억 원)를 들여 전기차 생산 설비 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이날 발표된 내용을 제외하면 구체적인 투자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전기차 생산라인 확보가 늦어지면서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현대차 몽고메리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전기차 공장을 추가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제3의 지역에 전기차 공장을 지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차#미국#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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